6.25 전쟁 61주기, 올바른 역사 교육과 안보 의식 계기로 삼아야
문순보 /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지난 6월 25일은 6·25전쟁이 발발한 지 6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한국전쟁’, ‘6·25동란’, ‘6·25사변’ 등 명칭에 관한 논란도 분분하지만, 중요한 사실관계는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사회 내에서는 61년 전 발생했던 비참한 우리 역사를 왜곡하거나 그것에 대해 무감각한 분위기가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 전쟁이 북한의 남침에 의해 시작됐다는 사실은 이미 구소련의 기밀해제된 자료들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북한 내무성 부상을 지냈던 고(故) 강상호 옹도 북한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6·25전쟁이 북한에 의한 남침이라는 사실을 증언했었다. 그러나 현재에도 전쟁 개시를 한국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더러 존재한다. 소위 ‘북침설’은 북한 당국이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인데 한국에서조차 이 같은 북한의 억지를 되뇌는 이들의 의도는 결코 순수하게 봐줄 수 없다. 그들은 북한의 ‘남조선 혁명역량 강화’라는 전략전술에 충실히 봉사코자 작정한 이들처럼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는 6·25전쟁이 언제 일어난 사건인지, 누가 일으켰는지에 관해서도 올바른 홍보와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예컨대 최근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우리 중고생과 20대 10명 중 6명은 6·25전쟁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청소년의 57.6%와 19~29세의 55.1%가 6·25전쟁의 발발년도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30대 35.7%, 40대 20.4%, 그리고 50대 이상 국민 37.1%도 마찬가지였다. 더욱 기막힌 내용은 특히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6·25전쟁은 한국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알고 있다는 조사결과였다. 6·25전쟁이 한국과 일본의 전쟁, 혹은 전라도와 경상도간의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정말 통탄스러운 현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의 역사를, 더구나 반세기 밖에 안 된 민족의 비극에 이토록 무감각하고 무관심해선 안 된다. 한국은 아직도 여전히 남과 북으로 분단돼 있으며 법적으로 휴전상태인 전쟁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천안함 피폭·연평도 피격사건과 올해 발생한 농협 전산망 사이버 테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도발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으며 그 방법도 점차 현대화·세련화 돼가고 있다. 한반도처럼 서로 분단돼 있고 지척의 거리에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는 안보 개념에 어떠한 감상주의나 낙관적 사고도 개재돼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국민들에 대한 안보의식 교육도 새롭게 정립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건전한 안보의식은 올바른 역사교육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 6·25전쟁에 관해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다는 사람도 있고 6·25는 일본이 한국을 침공한 전쟁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으며 이 전쟁이 조선시대나 고려시대, 삼국시대의 전쟁으로 알고 있는 국민들도 다수 존재한다니 우리 사회의 역사교육 수준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역사의 교훈에서 미래의 지향점을 찾아 투철한 안보의식을 재정립하려는 지혜를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