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실이 무너지는가

김인회 / 한양사이버대 객원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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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김인회 / 한양사이버대 객원교수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휴대폰으로 수업 상황을 현장 중계하듯이 인터넷에 올리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서 일선 교사들을 여러 모로 당혹스럽게 만든다는 내용의 기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전면 무상급식 실천과 아울러서 체벌금지 등 학생 인권 조례 같은 제도적 장치를 강화함으로써 진정한 민주교육 실천에 앞장서겠다는 교육감들의 열의가 교육현장에서는 예상치도 못했던 온갖 부작용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무상급식 문제가 불거지자 우리라고 뒤 질소냐는 듯 여기저기서 대학의 반값등록금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교육 덕분에 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남들의 부러움을 사던 대한민국이 요즘의 분위기 같아서는 교육 때문에 폭삭 주저앉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 된다.
우리 교육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으로 나는 우리사회의 두 가지 잘못된 교육관을 꼽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첫째,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에서의 수익자부담 원칙을 당연시 해 왔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공교육비 투자에 인색했고 그로 인한 교육 결손 부분을 사교육비로 국민들이 부담해 왔다.
부실한 공교육 현실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쟁력이 상승해 온 것은 이른바 한국식 교육열이 만들어 낸 기적이었던 것이다. 경제 형편이 좋아져감에 따라 사교육 경쟁 열기가 더욱 상승하는 것은 그러니까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교육을 견제하면서 공교육 수준에 맞추어 하향 평준화하려는 요즘의 전략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교육은 풀어주고 공교육은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높이면서 사회경제적 약자에게는 공교육의 혜택을 더 주는 자율경쟁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둘째, 권위주의 정권 시대가 끝나면서 우리사회에서는 획일적 평등을 민주주의로 착각하는 평등만능 가치관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 영향이 교육현장을 휩쓸게 되면서 교실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평등적 민주주의는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절대로 적용되어서는 아니 되는 경우와 상황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수술실에서 집도의가 수련의들이나 간호사들과 평등적 민주 원칙에 따라 수술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교실 안에서 교사의 권위와 전문성을 학생과 평등하게 공유 배분할 수는 없는 것이다. 꼭 같이 물속에 뛰어들었다고 해서 개헤엄조차 칠 줄 모르는 초보자와 수영 선수가 같이 벌거벗었다는 이유 때문에 평등해 질 수는 없는 법이다. 교실은 바로 그러한 관계를 배우고 연습하는 현장이다.

21세기는 획일적 집단주의 대신 개인적 개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대, 어울려가면서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학생들 간에는 물론, 대학들 사이에도 등록금의 격차가 다양할 수 있어야 하고 교실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수업방법을 쓰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학교 안에서는 휴대전화 소지를 일체 금지하는 학교도 있을 수 있어야 하는 시대에 우리가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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