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와 희망
나성린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이번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우리 경제를 살릴 것을 기대하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여건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1960년대 이래 최고의 호황기를 구가하던 세계경제가 서서히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침체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져 세계경제가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년도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5%에서 4.7%로 하향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고 원유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으며 베이징올림픽 이후에 중국경제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세계 경제 성장률이 각각 1.8%와 4.6%로 올해 성장률보다 훨씬 낮아지고 그 결과 우리 수출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년도 소비자물가가 대폭 상승하여 근래 처음으로 3%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우리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여 투자와 소비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서민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반적으로 한국은행은 민간소비, 설비투자, 수출 등 경제성장에 미치는 대부분 분야들의 성장률이 올해 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출증가세의 둔화와 더불어 서비스적자가 더 커지면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금년도 경제전망은 신정부의 출범 효과는 고려하지 않고 현 참여정부의 경제운용노선과 그에 반응한 국내 경제주체들의 소비나 투자 행태가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신정부의 국정운영에 따라 경제 전반적인 분위기가 호전되면 내수가 훨씬 활성화되어 경제성장률이 올라 갈 수 있을 것이다.
신정부가 규제완화를 본격화하고 친기업적 정책을 도입하면 그 동안 미루어왔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증하고,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를 포함하여 부동산정책을 합리화하면 건설경기가 급속히 회복될 것이다.
다행히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신정부 첫해의 국정 운영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겠다고 하고 있다.
지금 우리 기업은 150조원이 넘는 돈을 쌓아놓고 있지만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기업규제, 수도권규제, 환경규제 등을 포함하여 규제가 너무 많고 정부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당선인이 불요불급한 규제를 풀고, 법인세 등의 세금을 인하하면 분명히 기업투자가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노사관계를 안정시켜 기업가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 밖에도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 국내금융시장 불안 요인의 해소가 신정부가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히 해야 할 조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