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신호 모자

시온어린이를 위한 동화
발행일 발행호수 2166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경호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집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어요.“학교에 갔다 왔구나?”수화기를 들자,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어요.“저는 항상 정확하잖아요? 어디서 놀다가 오는 줄 아셨어요?”“그게 아니라…”시골에서 할머니가 올라오셔서 서울 역 대합실에 계시다는 거였어요. 눈이 매우 나쁜 할머니이므로 차 타실 줄을 모르시지요.핸드폰 전화도 남이 걸어 주어서 통화가 됐는데, 마침 엄마는 외출하여 중요한 볼일을 보는 중이어서 경호에게 마중 나가 보라는 거였어요.“날씨가 추우니까 털옷을 입고 털모자를 쓰고, 엄마 화장대 서랍에서 돈 꺼내다가 택시 타고 갔다가 택시로 모셔와.”“네, 알았어요.”“사람이 많아서 찾을지 모르겠구나. 못 찾으면 엄마한테 전화해.”경호는 서둘렀어요. 털옷은 입었지만 털모자는 쓰지 않았어요. 대신 차양이 긴 하얀 운동모자를 썼어요.
택시를 타고 가서 서울 역 대합실에 들어선 경호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그 널따란 홀에 사람이 꽉 차다시피 했거든요.이리 밀리고, 저리 밀릴 때였어요.“경호야!”할머니의 외침 소리가 들렸어요. 경호는 두리번거리기만 했는데, 얼마 뒤에 누가 팔을 휘어잡지 뭐예요.“할머니!”“나는 너를 척 알아보았다.”“눈이 나쁘신데, 어떻게요?”“후후후, 여름에 시골에 왔을 때 내가 사 준 그 신호 모자를 보았지.”그러시라고 일부러 겨울 털모자 대신 여름 모자를 쓰고 간 거랍니다. 시골에 갔을 때 할머니는 그 모자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우리 손자가 위험한 데 가지 않나’ 하고 살피셨답니다. ♠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