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교 반장이 된 아기토끼

발행일 발행호수 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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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밤새 내린 하얀 눈이 숲 속 마을을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눈을 뜬 아기 토끼 토미는 맑은 물이 솟는 퐁퐁샘에서 간단히 목을 적셨어요. 그리고 아무도 밟지 않은 반짝거리는 뽀얀 눈길을 걸으면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음~ 올해도 우리 숲 속 마을이 살기 좋으려면 나무가 많아야 해. 그래야 공기도 맑고, 열매도 많이 얻을 수 있지.’ 토미는 숲 속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생각했어요.
 
‘음, 그리고 동물 학교가 즐거워지려면 서로 싸우지 말고 양보할 줄도 알아야해.’ 토미는 눈을 지그시 감고, 갸우뚱 머리를 흔들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을 했어요.
 
동물학교 친구들은 이런 토미를 보면서 한결 같이 입을 모아 말했지요.“토미는 항상 생각이 가~득한 것 같아. 우리 숲 속 마을과 동물학교를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는 친구지. 얘들아! 토미와 같이 숲을 사랑하는 친구가 우리 동물학교 반장이 되면 어떨까?” “좋아! 좋아!!~” 숲 속 동물학교 친구들이 합창하듯 말했어요.
 
동물학교엔 따로 반장이 없었어요. 모든 동물들이 번갈아가며 선생님이 되어 친구들을 가르치기 때문이에요.
 
사슴이 느림보 거북이에게 달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음악시간에 휘파람새가, 밤에는 낮에 일하느라 학교에 못 오는 개미들을 위해 올빼미가 공부를 가르쳐 준답니다.
 
“토미야, 우리 동물학교에도 반장이 있어야 할 것 같아. 고민이 생기면 언제든지 상의할 수 있게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네가 우리 학교의 반장이 되어줘.”
 
“뭐라구? 나보고 반장이 되라구? 글쎄 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는데~”
 
“생각할게 뭐가 있어. 이제부터 토미는 우리 동물학교 반장이다!”
 
“와~와~” 이렇게 해서 토미는 동물학교의 반장이 되었어요.
 
토미에게 가장 먼저 고민을 상담하러 간 친구는 황금빛 꼬리털을 가진 여우 쫑이였어요.
 
“토미야. 친구들은 날 좋아하지 않나봐. 이렇게 멋진 황금빛 꼬리를 갖고 있는데도 말이야. 어떻게 하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까?”
 
“글쎄~ 아주 중요한 문제인 것 같은데 한 번 생각해 볼께.”
 
그 때부터 토미는 하루 종일 생각만 했어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토미의 생각은 계속 되었어요.
“토미야. 난 많은 숲 속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어. 그동안 내가 제일 멋진 줄 알고 잘난척하던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겸손’이라는 예쁜 마음을 가르쳐준 훌륭한 친구들이지. 그러니까 이젠 그만 생각하도록 해.”
 
다음으로 찾아 온 친구는 노래를 좋아하는 코코였어요.
 
“토미야. 난 노래가 좋아. 그래서 병아리 합창단에 들어갔는데 너무 노래를 못해서 걱정이야.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음, 글쎄~ 생각해 볼께.”
 
하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토미는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해 주지 못했어요. “좀 더 생각해 보면 될 것 같은데…”
“이제 곧 숲 속 합창대회가 있는데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르고 그래서 노래 대신 병아리 합창단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그만 생각해도 돼.”
 
“그래? 그럼 다른 생각을 해도 되겠구나!”
 
토미는 다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따끔따끔 고슴도치, 겁쟁이 코끼리, 장난꾸러기 원숭이, 뚱뚱한 하마 등 다른 동물학교 친구들도 모두 토미에게 고민을 상담해봤지만 생각해 본다는 말 뿐 아무 것도 들은 것이 없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토미에게 편지가 한 통 왔어요.
 
【 숲 속 마을을 지켜주는 독수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더 이상 마을을 지켜주지 못하니 새로운 마을을 찾아 떠나세요.】
 
편지를 받은 토미는 그 날부터 또다시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어요.
 
다른 동물들이 건네는 인사도 받는 둥 마는 둥 숲 속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한숨을 쉬기도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하고 퐁퐁샘이 노을빛으로 물들도록 계속 생각했어요.
 
‘동물친구들에게 뭐라고 말할까? 떠나게 되면 어디로 가야 할까?’ 토미는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답니다.
 
동물친구들도 떠나고 토미 혼자만 숲 속에 남게 되었는데도 말입니다.
 
▶ 생각해보기 2003년 한 해, 우리 어린이들은 하나님 말씀 대로 실천하는 예쁜 어린이가 되었나요? 혹시 ‘해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지키지 못한 계획(기도, 전도, 예배 등)들은 없나요?
새로운 2004년엔 토미처럼 생각만 하지 말고 하나님이 예뻐하시는 어린이가 될 수 있도록 꼭 실천으로 옮기는 천부교 어린이가 되어야겠습니다.
< 동화 송미애관장(나주교회) / 그림 최정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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