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다람쥐 테마여행

시온어린이를 위한 동화
발행일 발행호수 2162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멀리서 뚝딱 뚝딱 소리가 계속 들려왔어요. 꼬마 다람쥐는 엄지와 검지 손가락 끝을 살짝 맞대 망원경을 만들어 소리 나는 쪽을 유심히 보았어요. 그 곳에는 동물 친구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어요.
 
꼬마 다람쥐는 여행 중이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즐겁게 일하는 동물을 만나 같이 일해 보려는 마음을 먹은 여행이었지요. 그래서 소리 나는 곳으로 가서 망치를 들고 있는 늑대에게 물어 봤어요.
 
“늑대 아저씨! 뭘 하시는 거예요”“뭘 하고 있냐구. 집 지으려 망치질하고 있잖아. 이렇게 땀을 흘려 일을 해도 품삯은 쥐꼬리만큼 받으니 세끼 밥이나 제대로 먹겠냐. 에~이.”하며 불평하는 투로 대답을 하자 꼬마 다람쥐는 물은 것이 멋쩍어 뒷걸음질로 나왔어요.
 
논에는 타작이 끝난 볏단이 군데군데 쌓여 있고 서너 채씩 모여 있는 농가들 주변의 감나무에는 빨갛게 감이 익어가고 있었어요. 파아란 하늘에는 꼬마구름 한점이 떠 있었어요. 꼬마 다람쥐는 불룩한 배낭을 어깨에 메고 꼬마구름을 친구삼아 지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앞산 너머에서 또 뚝딱 뚝딱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렸어요.
 
‘저 너머에도 일하는 소린가?’꼬마 다람쥐는 무슨 소린지 궁금하여 발걸음이 빨라졌어요. 짐작한 대로 여러 일꾼들이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어요. 꼬마 다람쥐는 긴 자를 들고 일꾼들을 독려하는 원숭이 아저씨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는 물어 봤어요.
 
“아저씨! 뭘 하시는 거예요”“으응, 우리 가족이 살 집을 짓고 있지. 아내랑 아이들이 좋아 할 거야. 저리 비켜라. 다치겠다.”원숭이 아저씨는 땀이 나는지 팔뚝으로 이마를 쓰윽 훔치면서 대꾸는 하였지만 귀찮다는 듯 꼬마 다람쥐를 힐끔 쳐다보고는 나가라는 듯이 팔을 저었어요. ‘으응, 아저씨네 집을 짓는구나!’ 꼬마 다람쥐는 혼잣말을 하곤 가던 발길을 재촉 했어요.
 
햇살이 따사로운 늦가을에 먼 길을 걷느라 목이 말랐어요. 넓은 배추 밭 옆 오솔길을 지나 잠시 앉아 쉴 곳을 찾는데 마을 가옥들과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서 생소한 소리가 들렸어요. 늦가을인데도 푸르른 잎 울타리가 있는 곳이었어요. 귀에 손을 바짝 대고 소리 나는 쪽으로 머리를 살짝 기울이니
 
“스~윽 스~윽 쓰~윽  탁탁” 하더니 흥얼거리는 소리도 함께 들렸어요.
‘저 곳도 집짓는 소린가? 누가 노래를 부르며 일을 할까.’
 
나지막한 노래였지만 장단에  맞춰 흥겨운 듯 했어요.  그 소리는 계속해서 났어요. 꼬마 다람쥐는 궁금하여 더 이상 앉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는 푸른 울타리를 향해 뛰어 갔어요. 울타리 앞에 다다라서 숨을 잠시 몰아쉬는데 아주 향긋한 향기가 났어요. 울타리는 꽃이 막 피는 금목서 나무였어요. ‘으음. 향기가 좋은데’ 코를 벌름벌름 거리며 열려진 대문 쪽으로 살며시 가서 두 손을 대문턱에 얹고 안을 들여다봤어요. 안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고 울타리 안쪽에서 수염이 긴 산양 할아버지가 장단에 맞춰 콧노래를 불러 가며 대패로 나무를 다듬고 있었어요.  산양 할아버지는 누가 온 줄도 모르고  황금빛 소나무 목재 위에 수염이 닿을 정도로 머리를 숙여 앞으로 두 손을 쭉 밀었다가 당기고 또 밀었다가 당겼어요. 그러자 스~윽 쓰~윽 소리가 나면서 대패귀로 종이 같은 넓고 긴 대패 밥이 말려 올라 왔어요. 그러자 산양 할아버지는 대패를 귀퉁이에 탁탁 쳤어요.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집 지으세요?” “오~! 다람쥐구나. 어서 들어와요. 지금 뭘 물어봤지?” “집 지으시느냐구 여쭸어요.” “그래. 멋진 집을 지으려고 하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집이 거든.”
 
“힘 안 드세요?” “힘들지, 그렇지만 오래전부터 짓고 싶었던 성전이라 힘들어도 기쁘지. 마음이 즐거우니깐 오히려 힘이 안 드는 것 같아요. 꼬마 야!” 하며 장난기 어리게 검지 손가락으로 다가온 다람쥐 이마를 살짝 눌렀어요. 그러더니 “뛰어 왔니? 이마에 땀이 나는구나. 물줄까?” 하면서 옆에 있는 도토리모양 주전자를  꼬마 다람쥐에게 건네주었어요.
 
“감사합니다. 할아버지.”주전자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꿀꺽꿀꺽 마시곤 대뜸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도와서 이 일을 저도 같이 하고 싶어요.`“그래 ?! 이 할애비랑 같이 성전을 짓고 싶다구!”“네~. 망치질 정도는 할 수 있어요. 줘 보시겠어요.”
 
할아버지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꼬마 다람쥐를 잠시 내려 보더니 빙그레 웃으시며 “그래? 고맙구나. 그럼 다듬어 놓은 이 기둥에 못을 박아야 하는데. 자~ 여기에 못을 쳐 주겠니?” 하며 허리에 찬 공구 주머니에서 망치와 못을 꺼내 주었어요. 꼬마 다람쥐는 받아 든 망치를 내려치기 시작 했어요. 타탁 타탁 탁 타탁 타탁 탁…
 
“타탁 타탁~, ♪ ♬ 가장 즐거운 일, 하나님 기뻐 하시는 일”
 
꼬마다람쥐가 망치를 높이 쳐들다 하늘을 바라보니 꼬마구름이 자기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았어요.
 
‘다람쥐야! 네가 지금까지 했던 여행 중에서 가장 보람된 여행이 될 것 같은데… 안 그러니?’
 
석정 ats1556@empal.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