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불러주셨음에 (최옥희 권사 / 신촌교회)

최옥희 권사 / 신촌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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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할 때였습니다. 1956년인데, 어느 날 7살 난 딸이 개에 물리고 들어왔습니다. 개 주인을 찾아가니 주인은 걱정 말라며, 자신이 전도관에 다니는데, 새벽기도 갔다가 생명물을 가져다 고쳐주마, 걱정말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예배를 다녀오는 길인지 새벽에 찾아 왔길래 자는 아이를 깨워 주전자에 받아 온 것을 컵에 따라 먹이고, 상처에 발라주었습니다. 며칠 그렇게 찾아오면서 전도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일요일에 같이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막상 일요일이 되었는데 그 아줌마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웃에 사는 친구에게 같이 가자고 했더니 그 친구도 주인집 아줌마가 전도관에 다녀서 이미 알고 있던 차라 함께 찾아간 곳이 서대신동에 있던 부산전도관이었습니다. 7살 난 딸, 3살 난 딸, 이제 백일을 넘긴 아들을 업고 찾아갔습니다. 젊은 걸음으로도 30분쯤은 걸어서 갔는데, 처음엔 벽 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차츰 사람이 몰려오는데, 나중엔 한 사람 앉을 자리에 아이들과 함께 넷이 앉아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첫날, 예배를 드리고 마칠 때쯤 되니 단상에 서신 하나님의 모습이 한 25세 난 청년 같아 보였습니다. 제 눈에는 천사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예배 중에는 꼭 형광등 빛 같이 환한 빛이 단상 아래서 밝게 빛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같은 길로 가는 사람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그것이 성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주에 가서는 옛날 초가지붕을 갈면서 걷어낸 썩은 지붕을 태우는 듯, 독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것도 물어보니 죄 타는 냄새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셋째 주에는 향취를 맡았습니다. 예배 도중 목이 시원하니 포마드 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했습니다. 세 주 동안 차례로 은혜를 받고 넷째 주에 예배를 가니 새벽예배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날부터 새벽예배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고된 피난살이에 전도관에 다니며 예배드리는 시간은 참 행복했습니다. 10년 만에 서울로 이사와 남산 아래 있던 신앙촌 간장도매소에서 간장을 받아다 팔 때, 배고플 때쯤 되면 아랫배가 후끈하니 배고픈 것이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보살핌 속에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너희가 나를 찾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불렀다는 말씀을 늘 떠올리며, 하나님을 알았기에 마음도 몸도 정신도 깨끗하게 늙어간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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