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무역대국을 위한 정책 방향

안두순 /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경제학박사
발행일 발행호수 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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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순 /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경제학박사

우리나라는 4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초과한 무역 강국이다. 1960년 우리나라 수출액은 불과 3,300만 달러였으며 1964년에는 1억 달러를 수출하였다. 2014년에 1억 달러를 수출하는 데에는 불과 100분 걸렸다.

단기간에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7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유럽의 한 학자는 “경제 기적의 나라 한국”이라는 책에서 2차 대전 이후 독일과 일본이 달성한 경제발전과 1960년대 이후 한국이 달성한 성과 중 진정한 “경제 기적”은 오직 한국에만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무역은 질적으로도 많은 발전을 이루어 1960년대 농산 및 광물 등 1차산품에서 노동집약적 경공업품을 거쳐 중화학제품으로 전환되더니 최근에는 IT 제품, 문화콘텐츠와 브랜드 상품 등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미·일에 치중되던 수출지역은 아시아는 물론, 중동,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다변화되어 세계 52개국을 포함하는 14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영토를 전 세계의 73.5%까지 늘렸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피할 수 없는 도전에 직면한 우리는 계속 무역 강국으로 남을 수 있는가?

현 국제 상황은 ‘저성장-저소득-저수익’의 3저와 ‘고실업-고위험-고규제’의 3고가 동시에 존재하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의 시대이다.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가 흑자여도 서민이나 중소기업의 고통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무역 강국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뉴-노멀 시대에 박근혜 정부가 펼쳐야 할 무역 정책에 대한 답도 정부의 경제공약에 다 들어있다. 몇 가지만 짚어보자.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진흥에 대한 공약대로 재벌 중심의 무역으로, 그 과실이 대기업에게 가는 현 무역 체제는 문제가 있다. 재벌기업의 활동 위축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수출역량을 키우는 지원책 강화가 피부에 와 닿아야 한다.

그 중 하나로 국제 결제수단 간소화가 절실하다. ‘직구’로 알려진 해외 소비자와의 직거래는 우리 중소기업에게 큰 잠재 시장인데 IT강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국제결제수단이 아직 미개한 수준이어서 외국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 ‘직구’가 어렵다.

우리의 주종 수출품은 모두 자본 및 설비 집약적이거나 모방이 손쉬워 신흥국들의 추격이 심하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무역 분야에서 꽃피우려면 이제 제품에 창의성과 문화적 요소가 녹아들어야 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IT 기반 제품에 문화적 가치를 접목시키는 신산업의 촉진 등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한류열풍을 무역의 주요 경쟁요소로 활용하여야 한다.

정책당국이 할 일은 더 이상 장밋빛 공약이 아니라 실천 프로그램의 가동이며 그 가시적 성과가 나올 때 대한민국의 무역대국 신화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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