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의 사명과 역할

권영철 /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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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권영철 /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지난 11월 19일 국민의 안전과 재난에 관한 정책수립과 방재, 소방, 해양경비와 안전, 해양오염 문제를 전반적으로 관장할 중앙행정기관으로 국민안전처가 새로 출발하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논의된 다양한 대책 중 정부 조직으로서의 큰 변화는 바로 국민안전처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일상적인 위기, 그리고 전쟁을 제외한 모든 위기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로 역할과 책임을 다해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재난과 안전에 관한 문제가 정부조직으로 얼마나 해결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핵심일 듯하다. 국민안전처는 국가적 재난관리를 위한 재난안전 총괄부서로서 강력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구축을 통하여 종합적이고 신속한 재난안전대응 및 수습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설치되었다고 천명하고 있다. 정부 내에 흩어져 있던 안전 관련 업무를 총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민안전처에 기대하는 많은 역할이 있겠지만 먼저 재난과 사고에 관한 사후 평가에 대한 부분을 핵심업무로 충분히 고려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재난에 대해 예방, 대비, 대응, 복구의 네 단계로 재난위기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예방과 대비를 하나로 묶고 복구 단계 다음을 평가 단계를 거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2, 제3의 세월호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과거 재난 및 사고 대응에 미흡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냉철하게 비판하고 반성해서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다음 재난의 예방과 대응에 되살려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정보의 콘트롤타워가 될 수 있도록 조직과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과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것은 물적 자원도 인적자원도 아닌 정보이다. 재난의 전체 모습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은 대응의 질을 결정하게 되고 결국 국민의 신뢰도 여기서 출발하게 된다. 따라서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왜곡 없이, 늦지 않게 수집 분석하여 의사결정이나 상황인식의 통일을 도모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사회적 혹은 자연 재난규모와 빈도를 설정하는 일이다. 재난은 매년 규모와 빈도를 달리하고 있다. 지진이나 백두산 분화 대형 태풍 등 대규모 재난에 대한 우려는 매년 커지고 있다. 재난의 규모에 의한 구분을 수행하여 각각의 상황에 최적인 대책을 검토하면 효율적인 대응방책을 유도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난대응과 예방에 관한 일체의 업무를 담당하던 미국의 FEMA(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가 911테러 이후 국가 안전에 관한 거대 조직인 DHS(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 흡수 통합된 바 있다. 1990년대 FEMA는 미 정부 내에서도 가장 효율성이 높고 전문성이 있는 기관으로 평가받았으나 현재는 코메디 프로에서 희화화할 정도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국민안전처가 미국의 FEMA와 유사한 길을 걷지 않도록 국민의 격려와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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