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부인과 이인선 교수 건강 칼럼(1)

한의학(韓醫學)의 소개
발행일 발행호수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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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찬바람이 들면서 부쩍 손가락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끼고 골다공증을 예방할 마음으로 걷기운동을 하려고 사직운동장 근처에 있는 운동장에 가 본 적이 있다. 저녁 8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걷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는 어린아이부터 70이 다 되어 보이는 어르신까지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는 마음, 이것은 누구나의 기본적 소망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의학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아주 오랜 옛날부터 발전하여 왔다. 동양에서는 고대로부터 서양과는 다른 질병관을 발전시켜 왔는데, 이전에는 이를 ‘동양의학’이라고 하였으나 요즘은 한국 전통의 의학이라는 의미에서 ‘한의학(韓醫學)’이라고 부른다. 한의학은 중국의 중의학과 뿌리를 같이하지만 ‘동의보감’과 ‘사상체질의학’이라는 중요한 학문적 발전으로 중국과는 다른 특색을 가진다.

우리나라의 의학은 크게 한의학과 서양의학으로 이원화되어 있는데, 이 두 의학은 성립과 발달 과정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서양의학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적 인자에 의해 질병이 생긴다고 보아 치료방법도 이를 제거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한의학은 질병의 발생 요인을 주로 사람의 기운 즉 정기(正氣)가 허약해져서 사기(邪氣)를 방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정기의 보강에 주력하였다. 또, 질병의 발생을 단순히 몸의 일부분에 국한된 것으로 보지 않고, 몸 전체의 생리적인 부조화, 즉, 인체 내의 음(陰)과 양(陽)의 불균형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가을에 찬바람이 들면 기침을 하거나 기관지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은데 서양의학에서는 상기도나 기관지의 염증으로 보고 항생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쉽사리 낫지 않거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재발하는 경향을 보이며 심하면 알레르기질환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이 경우 한의학에서는 기운이 부족하여 환절기 외부 기온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오거나 몸에 열이 많아 위쪽으로 열이 몰려서 온다고 보고, 전신 기운의 허실(虛實)이나 한열(寒熱)을 조절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예는 무수히 많은데 한의학적 치료는, 질병을 증상이 발생한 눈, 코, 입, 혹은 위장이나 자궁과 같은 국소의 질환으로 보고 국소를 치료하는 서양의학적 치료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코 안에 분비물이 고여 있을 때 이비인후과에 가면 이를 모두 제거해주어 시원하게 해주지만 한의원에서 약을 먹으면 금방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분비물을 제거해도 잠시 후면 다시 코가 막히게 되고 치료 후에도 자주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의학에서는 비염의 원인이 되는 전신 상태를 개선해 주므로 재발이 잘 되지 않게 하는 좋은 점이 있다.

따라서 서양의학과 한의학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으며 특히 더 효과적인 치료 영역이 있으므로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몸에 이상이 있으면 가까운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병원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자주 같은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 큰 이상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 예상외로 한방치료로 효과를 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은 한의학이 서양의학과는 다른 방법으로 질병을 인식하므로 기존의 진찰이나 치료에서 해결할 수 없는 독자적 영역이 한방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귀담아 들어두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의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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