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8월,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다

북반구는 ‘펄펄’ 끓고... 브라질은 눈이 ‘펑펑’
발행일 발행호수 2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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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에비아섬에서 현지 주민이 물이 부족해 불을 끄지 못하는 상황을 한탄하고 있다. [AFP]

미국 캘리포니아 대규모 산불을 일으킨 벼락 [AP]


북반구는 ‘펄펄’ 끓고

기후변화가 올여름 북반구를 불태우고 있다. 초여름부터 엄습한 ‘열돔’ 현상으로 고온 건조한 날씨가 기승을 부린 데 이어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잡힐 기미가 없다. 지난달 캐나다·미국,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지역의 숲이 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 남유럽의 야산과 민가도 화마에 휩싸였다.

이들 산불은 대부분 북반구에서 여름철 발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폭염과 가뭄이 잦아지면서 여름철 산불이 앞으로는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후변화 상황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담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최근 보고서는 “전지구의 평균 기온은 1.09도 상승한 상태이며, 0.41도가 더 상승할 경우 전례 없는 극한 현상의 발생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PCC는 현재의 폭염 수준이 과거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는 4배가량 심해진 것이지만, 1.5도 온난화 시에는 8배 이상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국립산림과학연구원은 한국에서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여름철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산불 규모도 커질 우려가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자연발화에 의한 산불이 국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서부지역 등에서는 마른 벼락으로 인한 불이 대규모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상 호아킴에 강추위가 몰아쳐 나뭇가지에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AP]

8월 1일. 브라질의 커피나무. 한파로 인해 동상피해를 입은 모습 [코리아PDS]

브라질은 눈이 ‘펑펑’

남미 대표 산유국이자 세계적인 농업국가인 브라질은 이례적인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내리는 등 브라질 남부에서 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7월 28~29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산타카타리나, 파라나 등 3개 주(州)에서 50개 이상 도시가 눈에 덮였다. 남반구인 브라질에서 눈이 내리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브라질의 기상정보사이트 넷술에 따르면 “히우그란지두술에선 겨울인 7월에도 20도에 가까운 기온을 유지하는데, 28일 새벽 기온이 영하 7.8도까지 떨어졌다”고 했다. 브라질의 한파에 대해 기상학자 마르코 안토니오 도스 산토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의 한파는 충분히 위협적이며 큰 작물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번 한파에 앞서 브라질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었다. 여름 라니냐(동태평양의 저수온 현상) 탓에 해수 온도가 낮아지면서 강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그간 옥수수와 설탕, 오렌지, 커피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의 농산물 공급을 떠받쳐 왔다. 이상기후로 인해 이 지역의 농작물 생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전 세계 농산물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지구촌의 한쪽은 끓고, 다른 한쪽은 한파로 위협받는 이런 기후 양극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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