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법’으로 처형당해야 했던 중세시대 여성들 수백 년 만에 누명 벗을 수 있을까?

발행일 발행호수 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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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7년 스위스 빌리자우에서 마녀사냥에 의해 처형된 여성을 그린 그림 (사진= AFP)

마녀사냥 극심했던 스코틀랜드서
무고한 피해자 사면하는 법안 추진

수백 년 전 마녀재판에서 억울하게 처형당한 피해자들이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영국 가디언지, 선데이타임스 등 외신은 12월 1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정부가 마녀사냥법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은 무고한 피해자들을 사면하는 법안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영국 최초로 마녀사냥 피해자들의 유죄 기록이 없어지게 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1563년 ‘마녀사냥법’이 제정돼 1736년까지 극심한 마녀사냥이 이뤄졌다. 마녀로 몰린 대상은 주로 지위가 낮은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왕의 배를 저주하거나, 악마를 만났거나, 이웃에게 숙취를 유발하는 주문을 건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1629년 에든버러 성에서 처형된 이소벨 영은 올빼미로 변신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됐다.

당시 스코틀랜드에서는 마녀로 몰린 사람이 마녀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문을 했다. 피가 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바늘로 피부를 찌르고, 손톱을 부수고 뽑기도 했다. 고문을 버티지 못한 피해자들은 자신이 마녀라고 거짓 자백을 했다.

이런 방식으로 마녀재판을 받은 사람은 3,837명으로 추산되며, 그중 84%가 여성이었다. 이들의 2/3은 화형을 당했다.

마녀사냥의 시작은 15세기 이후 종교개혁으로 가톨릭과 개신교가 분열된 상황에서 시작됐다. 종교 전쟁, 전염병 창궐, 기근 등을 ‘탓할 거리’를 만들기 위해 마녀사냥법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기독교와 악마와의 싸움을 과시함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비극적인 역사의 청산은 ‘스코틀랜드 마녀(Witches of Scotland)’라는 단체에 의해 시작됐다. 이 단체는 마녀사냥에 의해 처형된 희생자들에 대한 법적 사면과 사과, 국가적 차원의 추모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앞서 미국 메사추세츠주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마녀사냥 피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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