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와 입만 천국에?

김혜영 학생관장(서귀포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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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모태신앙이라 하나님을 따라가는데 있어 남들보다 큰 어려움이 없었던 학생시절, 하나님의 말씀 외에도 믿노라 하는 저의 자세를 뒤돌아보게 하는 타고르의 ‘기탄잘리’라는 시가 있었습니다.
 
그 시집의 주인공은 항상 기다리고 향하고 사모하는 님(혹은 절대자)에 대한 마음을 구구절절하고 아름답게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끝에 오신 님에게 주인공은 꽃다발도, 모실 방도, 장식품들도 없어서 빈손으로 텅 빈 방에 모실 수밖에 없음을 부끄러워하고 한탄하게 됩니다.
 
그 구절을 읽었을 때 ‘내 상황과 다른 게 없구나… 나보다 뒤늦게 하나님을 안 사람보다 오래 따라오면서 내가 준비된 것이 무엇이 있을까?’하고 느꼈던 것이 지금도 생생합니다.또 교역자 발령을 받고 나온 후 어느 축복일에 들은 설교말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어떤 이가 천국에 가보니 교인은 귀만 천국에 와 있고 목사는 입만 천국에 와 있더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웃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많이 민망했습니다. ‘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상태를 알 수 있구나. 나는 과연 몸과 맘이 다 천국에 있을까? 그렇게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세상에서도 그 어떤 것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가 세운 뜻대로 끊임없이 나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는 사람은 어떤 순간이 와도 당황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은 정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자일 것입니다.
 
하나님 일을 한다 하면서도 항상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나의 각오를 뒤로 하고 합리화 시키며 흐트러지는 제 모습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과 이야기를 접하면 꾸준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는 저의 마음을 새로이 하게 되어 좋습니다.
 
첫 발령을 받았을 때,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하고 하나님께 매달리던 순수함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제가 되겠습니다.
김혜영 학생관장/ 서귀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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