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없애면 너는 그곳에 이르리라

발행일 발행호수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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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요즘은 어느 때 보다도 시간이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빠른 시간에 맞춰서 분명 일은 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방식, 내 주장이 더 커지고 단단해짐을 느낍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보면서  ‘사심 없이 일해야 한다’는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가 떠오릅니다.  
 
아주 옛날 바다에 너무도 가고 싶어 하는 강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파르고 좁은 산골짜기의 험한 길도 지나고 더럽고 지저분한 하수구도 마다하지 않는 등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오로지 바다에 가고 싶은 간절한 소망에 강물은 쉬지 않고 부지런히 흘러갔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꿈에 그리던 바다가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도 기쁜 마음에 한 달음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불행하게도 이 강물 앞에는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놓여 있었습니다. 바다에 가고 싶어 하는 다른 강물들도 바다를 찾아 헤매다 그토록 그리던 바다를 눈앞에 두고 이 사막 때문에 결국엔 포기하고 만다는 것을 이 강물은 알고 있었습니다.
 
오기 전에는 꼭 건너고야 말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눈앞에 닥치니 무섭고 두려워 용기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강물은 하늘에 기도를 했습니다. 간절한 열망이 닿았는지 하늘이 강물에게 사막을 건너는 방법을 일러 주었습니다. “너 자신을 증발시켜라. 뜨거운 태양에 너를 맡기면 구름이 너를 데리고 바다 위에 뿌려줄 것이다.”
 
 
저는 내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일에 임하는 것이 바로 ‘사심 없이’ 일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일은 다 네가 했지만 뒤에서 묵묵히 받침이 될 수 있는 마음, 모든 것을 네가 다 하고도 ‘행여 나 때문에 안 되면 어쩌나’ 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일을 하면 할수록 내 자신이 없어지고 낮아지는 것이다.”라고 해주신 관장님 말씀도 결국은 교만해서 힘들었던 제 마음을 볼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이제 앞으로 남은 것은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잘 해나가는 것뿐입니다. 반사로서 아이들에 대한 부족한 사랑과 나와는 다른 많은 사람들을 받아주지 못하는 좁은 마음이 걸리지만, 매 순간, ‘나의 마음은 어떻게 가고 있나’를 살피며 기쁘고 힘차게 저의 직분을 다하고 싶습니다. /김정희(대3, 부산광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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