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의 교훈

남주홍 / 국제안보대사
발행일 발행호수 2331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남주홍 / 국제안보대사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 발발 60주년을 맞은 해에 북한군이 또다시 기습공격으로 천안함을 침몰시켜 46명이 전사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현재 우리의 상황은 6·25이래 최대의 안보위기라고 성격을 정리할 수 있다. 천안함이 단순히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국제법적으로 북이 엄연히 전쟁유발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또한 1999년의 1차 그리고 2002년의 2차 연평해전과 작년의 대청해전에 이은 일관된 무력도발이라는 점에서 갈수록 상황은 심각해 질 것이다. 나아가 2차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거의 동시에 이러한 무모한 도발과 2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것은 북한의 대남정책이 얼마나 철저히 이중적이고 또 북한체제의 병영국가적 위기관리방식이 얼마나 위험하고 예측불허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북의 지도부는 한국과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가 이번 사건에 이렇게 단호하게 공조하고 나올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남조선은 전쟁을 두려워 한다”는 그들 나름의 경험적 선입감이 지난날 햇볕정책에 의해 “남조선 길들이기”의 자신감으로 거의 굳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북의 지도부는 세상이 무섭게 변했음을 실감해야 할 것이다. 6·25 60주년을 맞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2대 무역국가일 뿐만 아니라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천안함을 기습침몰 시킴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믿고 있다. 침체된 인민군의 사기를 인위적으로 고양시켰을 뿐만 아니라 후계자 김정은의 “데뷔작” 모양세도 갖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김정일이 등극 전 1976년 8월 도끼만행을 주도했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병영국가식 선군사상이 북지도부의 위기 관리방식을 ‘비이성적 행동의 합리성 추구’ (rationality of irrationality) 라는 벼랑끝 전술로 몰고 가고 있는데 근본적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몇 가지 대원칙을 확고히 해야 한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현충일 추념사에서 “안보에 타협은 없다”고 밝혔듯이 북한으로 하여금 이번에 철저히 대가를 치르게 함으로써 결국 도발로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끔 하는 전화위복의 지혜를 발휘해야한다. 이것은 시차별, 단계별, 방법론별로 용의주도한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우리 한국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점과 반대로 이대로 가면 북은 결국 홀로 설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분명히 각인시켜줘야 한다. 도발의 확증이 공인된 이상, 시간이 누구편인지 그들도 차차 절감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모호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제 한미안보동맹과 한중 안보협력외교가 북중 특수관계를 억제하는 양날의 칼이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무엇보다도 우리의 자기정체성 재확립이 절실하다. 우리는 지금 과연 올바른 위기의식을 갖
고 대처하고 있는지, 혹 그간 체제 우월감에 빠져 북의 생존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온 것이 아닌지, 겸허히 자성해봐야 한다. 상대에 대한 무지와 전략정보의 실패를 반성하고 위기관리에 대한 광범위하고 견고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이것이야 말로 6·25 60주년의 진정한 교훈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