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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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북도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14일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으로 밝혀지면서 AI 확산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겨울철에 집중된 기존 방역체계의 대대적인 보완이 불가피한데다 인체감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발병한 AI의 바이러스는 동남아 등에서 발생했던 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일부 일치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중간 판단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AI는 북방형 바이러스인 칭하이 계통이었다. 주로 11, 12월 발병한 후 기온이 상승하는 3월 중순께 소멸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AI가 소멸되는 4월에 발병이 시작되는 등 예년과 다른 패턴을 보여 방역당국을 당황하게 했다. 특히 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복기간이 긴 오리까지 집단 폐사하면서 이번 AI가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이란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처럼 AI가 통상 겨울에 발생했지만 기온이 올라갔는데도 기승을 부리고 있고, 면역력이 강한 오리가 집단 폐사한 점 등이 기존 AI 바이러스와 다르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풍토병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 계통의 AI 바이러스는 고온에도 잘 견디는 남방형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상시 발병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최근 발병한 AI는 인체감염 가능성이 높은 고병원성(H5N1형)인 데다 그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것과 다른 신종 바이러스다. 기존 방역체계가 무용지물로 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AI 바이러스가 ‘남방형’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과거 AI 발생 때보다 인체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03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AI에 감염된 사람은 370여명. 이 중 60%가 사망했다. 인체 감염국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등 주로 동남아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세 유럽 인구의 1/3 이상을 죽음으로 몰고간 흑사병의 공포가 우리 앞에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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