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의 은혜] 시신이 아름답게 핀다 (이경민 관장)

'너무 달라져 시신을 바꿨나 싶었어요'
발행일 발행호수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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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청주교회- 이경민 학생관장

신규관장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권사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여러 관장님들과 함께 입관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권사님은 오랫동안 병석에 계시다가 돌아가셔서 피부색도 상당히 어두웠고, 뼈에 가죽만 입혀 놓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무척 야윈 모습이셨습니다. 얼굴에 살이 너무 없으니 볼은 홀쭉하고 입은 벌어졌고, 생명물을 입에 넣어드리고 나서 장례반 권사님들이 입을 다물여 놓아도 계속 벌어져서 나중에는 그냥 둔 채로 생명물 적신 수건을 얼굴에 덮어두었습니다.

장소가 좁아서 입관이 진행되는 동안 저를 비롯한 나머지 사람들은 방 밖에서 찬송을 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입관을 마치고 밖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 시신을 보여주게 되자 한 선배 관장님께서 신규관장이니 많이 못봤을거라며 저를 맨 앞으로 밀어주셔서 바로 코앞까지 가서 자세히 보게 되었습니다.

`홀쭉했던 양 볼엔
통통히 살이 오르고
볼화장한듯 발그레 변해

그때까지 저는 시신이 핀다는 것을 체험기를 통해서나 접해봤지 실제로는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때라 떨리는 마음으로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권사님을 가까이에서 본 순간 저는 사람이 바뀌었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두웠던 피부는 환해져있었고 골격이 그대로 드러났던 양 볼은 통통하게 살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또한 자꾸만 벌어지던 입은 곱게 다물어져서 굉장히 편안한 표정이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놀랐던 점은 권사님의 두 볼이 마치 볼 화장을 한 것처럼 분홍빛으로 발그레하게 변해있었던 것입니다.

십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분홍빛의 발그레 하던 권사님의 얼굴이 선명하게 기억될 정도로 굉장히 곱게 변한 모습이었습니다. 90세가 다되셔서 병석에 계시다 돌아가신 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고왔던 권사님의 모습은 지금도 아이들에게 설레는 마음으로 얘기해 줄 수 있는 신규관장 시절의 소중한 체험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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