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초밥왕 ‘스시 효(孝)’ 대표 안 효 주 쉐프

'요리의 세계는 끝이 없는 도전의 세계'
발행일 발행호수 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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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한국의 미스터 초밥왕’으로 불리는 스시 효의 안효주 쉐프. 요리 만화 ‘미스터 초밥왕’은 일본에서 천 만권 이상, 우리나라에서도 250만 권이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그가 단순히 미스터 초밥왕에 등장했다고 해서 초밥왕으로 불리는 것은 아니다. 손에 쥔 밥알의 개수까지 맞히는 ‘달인’의 경지에 오른 일식 장인이어서도 아니다. 그의 요리에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올테니 일본에 없는 초밥을 만들어 줄 수 있겠습니까?”
안효주 쉐프는 의 작가 다이스케 씨의 요청을 받고 꼬박 일주일동안 밤을 새며 연구에 몰두했다고 한다.
“꼭 한국에만 있는 초밥, 그때 떠오른 재료가 수삼이었습니다. 문제는 수삼과 밥맛의 조화였어요. 수삼의 아삭아삭 씹히는 맛도 살려야 되고 쓴맛도 빼야 되고 밥맛과의 조화도 이뤄야했죠. 다이스케 씨가 수삼 초밥을 시식한 후 만족해 하며 만화책 소재로 올리고 싶다고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초밥왕 안효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안효주 쉐프는 권투선수라는 의외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챔피언의 꿈을 안고 남원에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먹고 잘 곳이 없어서 고향 선배 소개로 숙식이 해결되는 일식당에 취직을 했습니다. 낮부터 밤까지 식당에서 일하고 새벽에 운동을 하고… 서울 온지 3년 만에 프로데뷔전을 앞두게 되었는데 무리한 체중 조절과 힘든 식당일 때문에 지독한 감기에 걸려 대회 출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큰 실의에 빠진 안효주 쉐프는 도망치듯 해병대에 입대를 했다고 한다. “제대를 하고 우연히 알던 선배한테 인사를 하러갔는데 선배가 입고 있는 요리복이 낯설지가 않더라구요. 일식당에 취직을 해서 3개월 만에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서초동 일식당 ‘일번관’에 들어갔습니다.”

권투 선수에서 국내 최고의 초밥 요리사가 되기까지
긴 기다림과 인내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일에 대한 열정 때문
내가 만든 요리 먹고 행복해 하는 손님들이 나의 힘

당시는 선배들이 시키는 일만 해야 했고 요리 연습은 꿈도 꿀 수 없던 시절이었다. “요리를 배우는 동안 선배들에게 욕도 많이 먹고, 발길질도 당하고, 추운 겨울 찬물에 행주를 빨고 있으면 이걸 언제까지 해야 되나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목표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선배들의 괴롭힘을 견디면서 성실하게 일하는 안효주 쉐프의 모습을 지켜본 당시 이보경 주방장은 어깨 너머로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나중에 신라호텔에 취직할 수 있도록 추천까지 해주었다. “평생 스승님이시죠. 제 요리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 주신 분입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신라호텔 최연소 일식당의 책임 주방장이 되자, 안효주 쉐프는 요리사의 길을 선택하기로 했을 때 떠올렸던 꿈이 생각났다고 했다. “포장마차일지언정 내 식당을 해보자.”

그렇게 18년 동안 근무했던 신라호텔을 그만두고 2003년 ‘스시 효(孝)’일식당을 열게 됐다. 효도 잘하는 사람이 요리를 하고, 효도 잘하는 사람이 그 요리를 먹는다는 의미의 스시 효로 이름을 지었다. “지금도 직원 뽑을 때 부모님께 일주일에 전화를 몇 번 하는가 질문합니다. 기술보다 사람 됨됨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술은 가르치면 되지만 사람 됨됨이는 쉽게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스시 효의 모든 식자재 선정기준은 ‘건강’이다. 유난스럽다고 할 만큼 최상의 재료를 깐깐하게 고른다. 기자에게 맛보라고 준 참치뱃살 초밥에 뿌려진 소금도 13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이었다. 맛있는 소금을 찾기 위해 이태리, 프랑스, 몽골까지 세계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라니 좋은 식재료를 찾기 위한 그의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아무래도 일식은 일본이 앞서 있으니까 간장, 식초 등은 일본에서 직접 들여와 써요. 우리나라에도 제가 원하는 좋은 식재료가 있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요. 어느 날 신앙촌간장을 홍보하러 오셨더라구요. 맛을 봤죠. 테스트를 해보니까 일본 간장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더라구요.”
무엇보다 첨가물이나 화학조미료가 들어있지 않는 건강한 간장이라는 것이 신앙촌간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첨가물 등이 들어간 제품은 쓰지 않는 것이 제 철칙입니다. 어묵도 직접 만들어 쓰고, 밥도 지하암반수 물로만 짓습니다. 회나 초밥은 부드럽고 약간 단맛이 나는 간장이 좋습니다. 정종을 끓여 알콜을 날리면 단맛이 나기 때문에 보통 일식집에서는 그걸 간장에 넣어 씁니다. 그런데 신앙촌간장은 부드럽고 단맛이 약간 나더라구요. 넘치지 않는 적당한 단맛은 먹는 즐거움을 주지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고 그래서 일본 간장에서 신앙촌간장으로 바꾼 것입니다.”

스시 효 운영 10년이 지난 지금도 새벽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생선을 고른다는 안효주 쉐프. “주변에서 초밥왕이다, 성공했다고 하지만 저는 그저 평범한 주방장일 뿐입니다. 사장이기보다 요리사로 남고 싶습니다. 앞으로 일본에서 초밥집과 스시학교 세우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겸손과 열정이 넘치는 안효주, 그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안효주 초밥왕은?
1958년 전북 남원 출생, 1978년 일식 입문,
1985년 (주)호텔신라 일식주방장을 거쳐
일식당 총책임자에 올랐고
1998년 일식조리기능장 자격증 취득,
경기대 경영학 박사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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