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은 초밥의 감칠 맛을 끌어올리는 역할

전라도 광주 서구 농성동 '가매(佳梅)일식' 안유성 대표
발행일 발행호수 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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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매일식 앞에서 포즈를 취한 안유성 대표

광주 서구 농성동에 있는 ‘가매(佳梅, 아름다운 매화) 일식’. 이곳은 안유성 대표가 운영하는 광주 최고의 일식집이다. 사람들은 그를 ‘초밥의 달인’, ‘남도 최고의 일식 조리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고 한다. 요리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도 안 대표는 1년에 네 번 전 직원들과 일본에 가서 선진 기술과 흐름을 배우고 온다.

▶ 초밥의 매력에 빠지다

안 대표가 요리사의 길로 들어선 것은 전남 나주에서 20년 가까이 한식집을 운영한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상경해 일식집에서 주방 보조 일을 하면서 요리를 배웠다.

“돌 뚝배기를 하루 500~600개씩 닦고 일식집 한 구석에서 잠을 자면서도 ‘나는 이 길밖에 없다,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당시 우리나라는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로 세계의 주목받으면서 한식 위주였던 외식 산업이 급격하게 바뀔 때였다. 그중 일식은 음식 산업의 꽃이었다. 본격적으로 일식 요리를 배워야겠다고 다짐한 안유성 대표는 당시 강남에서 가장 유명했던 다도 일식집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고, 그곳에서 초밥의 매력에 점점 빠졌다. 초밥의 본고장에 가서 그 비법을 배워보고 싶었던 그는 1995년 일본으로 건너가 니카타 요리학교를 수료, 순천대 대학원 조리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한다.

▶ 인생의 터닝포인트 ‘남도 초밥’

그는 일본에서 배운 기술에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남도 초밥’을 만들었다. 2010년 한 TV 프로그램에서 벌교 참꼬막, 3년 된 묵은 김치, 나주 생고기 등으로 남도 초밥을 만들어 초밥의 최강 달인으로 뽑힌 것이 요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남도식 초밥으로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2010년 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문화부장관상 수상)을 받았다. 현재는 대한민국 조리기능장 호남지회장, 국립순천대 조리과학과 겸임교수, 한국조리사협회 광주전남지회장,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광주에 터를 잡게 된 것은 1997년 전라도 광주 무등파크호텔 일식당 총괄조리장으로 스카우트되면서부터다. 고향에서 지역 음식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이 늘 있었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IMF로 온 나라가 어려울 때였어요. 제 월급도 3~4개월 밀려있는 상황이었고요. 그래도 ‘내가 이 호텔 일식당의 주인이다’는 생각으로 일했어요. 그래서인지 그 어려운 IMF 때도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어요. 어떤 상황이라도 내가 마음먹기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150만 원 월급쟁이면 내가 150만 원어치만 일해야지 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 못해요.”

초밥, 회 전용 간장이 출시되어
신앙촌간장이 한국 대표 간장으로
자리잡는 날이 빨리 오길 고대해

안유성 대표가 만든 초밥

▶ 30년 요리 인생의 보람

현재 가매일식은 본점을 비롯해 광주 롯데백화점, 상무점, 문화전당점 등 모두 네 곳에 이른다.

“30년 요리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은 고등학생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빠와 같은 조리사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라고 말했을 때였어요. 헛되게 산 것은 아니었구나 싶었죠.”

그래서 안 대표는 아들과 같은 후배 조리사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대표에게서 일을 배운 직원들이 독립해 점장으로 가 있다. 또 15년째 광주일식조리사협회 회원들과 함께 ‘초밥 시식회’를 열어 수익금을 장애인 단체에 전달하고 있다.

▶ 최고의 재료만 엄선

초밥은 주재료인 밥에 부재료인 생선과 여타 재료를 올리는 간결한 요리지만 초밥 한 알에 모든 맛이 담겨 있기에 만들기 어렵고, 그만큼 더 매력적인 게 초밥이라고 안유성 대표는 말했다.

“서울 특급호텔 일식당에서 저희 일식집으로 견학을 올 정도로 전국에서 최고라는 재료만 엄선해서 쓰고 있어요. 간장도 처음에는 일본 일왕에게 진상했던 ‘마메다마치’ 최고급 간장을 썼어요. 우리나라 순창같이 특화된 지역에서 생산되는 간장이에요. 초밥에 어울리는 간장을 우리나라에서 찾기 어려워서 그 간장을 써오다가 좋은 재료, 좋은 물로 만든다는 신앙촌간장을 알게 됐어요. 신앙촌간장에 청주를 끓여서 알콜 성분을 태워날려버리고 거기서 나오는 은근한 단맛을 첨부시킨 후 다시마 진액, 적당량의 가스오부시를 넣어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초밥용 간장을 만들어 써봤는데 만족스러웠어요. 간장이 좋으니까 그걸 특화시켜도 좋은 맛을 내는 것 같아요.”

▶ 초밥 맛을 끌어올려 주는 증폭제, ‘간장’

가매 일식

안 대표는 초밥의 맛, 즉 오미(五味, 신맛, 쓴맛, 매운맛, 단맛, 짠맛)를 변형시키는 식재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감칠맛, 끌어올리는 맛의 증폭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 간장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 어떤 간장을 쓰느냐도 중요하지만 간장을 어떻게 찍어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간장은 밥에 찍지 말고 생선회에 찍어야 해요. 간장이 묻어있는 생선이 먼저 혀에 닿아서 씹었을 때 회의 신선도나 풍미를 먼저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한 가지 간장만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생선에 맞는 맞춤 간장을 회에 발라서 손님께 바로 드리기도 해요. 그만큼 중요한 식재료가 간장입니다.”

끝으로 안유성 대표는 신앙촌간장 회사에 바라는 점도 잊지 않았다.

“요즘은 간장도 세분화 되어 출시되고 있어요. 계란프라이를 밥에 넣고 비벼 먹는 전용간장도 있고 간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간장 아이스크림까지 나오고 있어요. 콜라 하면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떠올리듯이 초밥 전용 간장하면 사람들이 신앙촌간장을 떠올리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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