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물에 잠겼다. 최소 49명 사망, 20만 가구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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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과 9월 2일 미국 민간인공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뉴저지주 맨빌 지역의 모습. 1일 허리케인 ‘아이다’가 휩쓴 후 거대한 진흙탕으로 변해버렸다./로이터 연합뉴스

한 달 내릴 비가 하루 만에 쏟아져
침수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 속출

허리케인 아이다가 몰고 온 기록적 폭우로 인해 뉴욕 등 미국 북동부에서 최소 49명이 사망했다. 곳곳에서 지역 최대 강수량을 경신했고, 불과 수 시간 만에 침수와 교통 마비가 이어져 뉴욕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비가 급격히 쏟아진 탓에 지하철은 물론 아파트 지하층까지 물에 잠겼고, 20만 가구 이상이 전기가 끊겨 시민들의 피해가 컸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사망한 사람은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코네티컷 등 4개 주(州) 등에서 49명으로 늘었다. 뉴욕에서만 최소 14명이 숨졌는데, 그들 중 11명은 월세를 아끼기 위해 아파트 지하를 불법 개조해 숙소로 사용한 저소득층이었다. 불법 개조한 숙소들은 화재나 홍수에 더욱 취약해 더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예상된다.

CNN방송은 지난 1일 저녁 뉴욕시 일대에 쏟아진 비가 1,324억ℓ로, 올림픽 규격 수영장 5만 곳을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에 있는 센트럴파크에는 1시간 동안 78.7mm 비가 내렸는데 1869년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이었다. 이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리고 나이아가라 폭포 수준의 물이 뉴욕 거리로 쏟아져 내렸다” 한탄했다.

미국 북동부 일대의 도로와 대중교통 역시 마비됐다. 거리와 지하철 승강장은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물에 잠겼다. 뉴욕시의 지하철 46곳이 침수됐고, 이로 인한 정전으로 지하철 15~20대가 멈춰 섰다. 수백 명의 승객들은 물과 음식도 없이 12시간 넘게 역사에 갇혀 있어야 했다. 뉴저지에선 퍼세이익 강이 범람해 물고기가 도로까지 넘어오는 상황도 벌어졌다. 맨해튼의 주요 도로가 마치 강처럼 침수되자 운전자들이 차를 버리고 황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2일 미국 민간인공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처참한 미 북동부의 상황이 담겨 있다. 맨빌, 브런즈윅, 소머빌, 사우스 바운드 브룩 등 뉴저지주와 뉴욕주 곳곳이 침수돼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거대 진흙탕으로 변한 북동부 지역 주택은 불어난 물에 겨우 지붕만 내놓고 있다.

2일 허리케인 아이다가 몰고 온 기록적 폭우로 침수된 뉴욕 브루클린의 도로 뉴욕=AFP 연합뉴스

피해를 입은 주 정부들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피해 복구를 위해 모든 연방 자원을 총동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어떤 사람들은 이를 500년 만에 한 번 일어난 사태라고 말한다”며 “나는 이를 믿지 않는다.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말 그대로 다음 주에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에 9월 한 달간 내리는 비보다 많은 양의 비가 하루 만에 왔다”며 “기후위기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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