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는 ‘복코’ (윤수진 관장)

윤수진 학생관장 / 여수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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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원인도 모른 채 늘 코피를 쏟던 어린시절
하나님께서 코를 잡고 축복해 주신 뒤
20년 지난 지금껏 한번도 코피 난 적 없어
누군가 저에게 얼굴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저는 자신있게 ‘코’라고 말할 수 있답니다. 남달리 콧대가 높다거나 예뻐서가 아니라 아주 귀한 ‘복코’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활달한 성격이였던 저는 친구들이랑 뛰어다니며 놀기를 좋아해 ‘선머슴’ 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7살이 될 무렵부터는 ‘선머슴’이라는 별명답지 않게 집 밖을 나가지 못했고, 주일이 되어 교회에 가게 되더라도 항상 조심 또 조심하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저의 ‘코’ 때문이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코에 조금이라도 충격을 주면 코피가 멈추지 않고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번 코피가 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주르륵 흐르다가 결국엔 엄청나게 큰 피 덩어리가 나와야만 코피가 그치는 바람에 저는 물론이고 지켜보시는 엄마도 늘 속을 끓이셨습니다. 여기저기 큰 병원에도 다녔지만 가는 곳마다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응급처치만 해줄 뿐이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이런 일은 더욱 잦아졌습니다. 한번은 친구가 수돗가에서 장난을 친다고 손바닥에 물을 모아 저에게 뿌렸는데 갑자기 코피가 나기 시작해 친구가 크게 놀랐던 일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일단 코피가 나면 무서워서 울었는데 워낙 자주 나다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혼자 있을 때 코피가 나면 ‘언제나 멈출까…’ 기다리다가 심심해져서 천 위에다 코피로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했습니다. 점점 코피를 흘리는 것이 저의 일상이 되어갔고 어린 마음에도 제 몸에 있는 피가 코피로 다 나가 버려서 곧 죽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축복일이 되어 신앙촌에 갔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하나님께 안수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는데 저도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앞을 보니 하나님께서는 언니들의 머리에 손을 가볍게 얹으시고 축복을 해주고 계셨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섰는데 하나님께서 저의 코를 잡아주시며 축복을 해주셨습니다. 어렸을 때의 일이라 기억이 또렷하지는 않지만 ‘귀염둥이가 왔구나’ 하는 따뜻하고 자상한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고도 놀라운 일은 그 다음부터 일어났습니다.

그날 하나님께 축복을 받고 난 이후로는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번도 코피가 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하니 어린 시절 그 때의 은혜 체험으로 인해 하나님이심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는 원인도 모른다던 병이 한 번의 축복으로 말끔히 나아서 지금껏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축복의 손길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이었는지 새삼 느낍니다.

제가 직접 받았고 그로 인해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던 이 귀한 은혜를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애쓰는 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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