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의 구주삼고 (유현주 / 부산 광안교회)

유현주 / 부산 광안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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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2004년 성신사모일 합창모습.

정말 중요한 순간 함께 하지 못한 서운한 마음
성신사모일 음악순서를 보는 동안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한없이 죄송해
매년 성신사모일이 되면 어김없이 2004년 성신사모일 음악순서가 떠오른다. 매 절기마다 있는 음악순서이기는 하지만, 2004년 성신사모일 음악순서는 나에게 특별하다.

나에게 2004년이란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수능을 준비해야하는 마지막 1년이라는 시간, 공부를 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매일같이 가던 교회를 월, 화요일은 학교에서 공부를 좀 더하고 다른 날 교회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화요일날 보충학습이 갑자기 일찍 끝나는 날이 있었는데, 문득 제단에 가고 싶어서 들렀다.

반갑게 맞아주실 관장님과 선생님 모습을 떠올리며 교회에 도착했는데 그날은 이상했다. 교회가 조용했다. 매번 초대장 회의를 하는 화요일에 관장님도, 선생님들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전화를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조금 걱정되는 마음에 기다렸지만 그날은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다음날 수요일 예배가 있어 교회에 갔다가 가까스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제대로 이야기할 새도 없이, 곧 선생님들은 급한 일이 있어 가야하니 기도를 드리고 집에 가라고 하셨다.

어제도 왔었는데 아무도 없고, 오늘도 선생님들이 무슨 일인지 제대로 말도 안하고 가시니 속이 상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관장님을 통해 들었고, ‘신천리 사건(2004년 1월 27일 부산시의 불법적인 행정대집행과정에서 야기된 폭력 사태)’으로 인해 모두 바빠서 연락할 시간이 없었다고 미안해하셨다.

그 말씀을 전해 들은 순간 처음엔 왜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빨리 알려주시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계속 서운한 마음이 들었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왜 내가 정말 다급하고 필요한 자리에 불러지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이 있고난 후 곧 성신사모일이 있었다. 그날 음악순서에서 ‘하나님 나의 구주삼고’ 찬송가가 흘러나오는데 그 찬송가들 듣던 중 ‘나 사는 동안 그침 없이 하나님 찬송하리로다’라는 부분에서 갑자기 눈물이 흐르고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관장님께서 그때 날 부르시지 않은 것이 내가 교단의 일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운한 마음은 사라지고 그 정도의 수준이 되지 못함에 부끄럽고 하나님께 죄송하여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성신사모일 예배를 드렸다.

권사님들이 절기 음악순서를 보시고 우시는 모습을 보고 왜 음악순서를 보시고 우실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음악순서를 보면서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던 절기 예배였다. 또한 하나님 찬송, 말씀 외에 모든 예배순서가 은혜받는 중요시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451장’찬송가 가사처럼 내가 사는 동안 정말 그침없이 하나님을 찬송하며 따라갈 수 있기를, 나중에 내가 필요하고 있어야할 자리에 빠지지 말고 꼭 들어갈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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