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싸움 (권정일 학생관장 / 부산 서면교회)

권정일 학생관장 / 부산 서면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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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기억력이 너무 없는지라 4,5학년 어느 축복일로 기억됩니다. 철없던 저는 축복일 예배시간에 앞자리에 앉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순서를 위해 1등으로 달려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예배실에선 뒷자리에 앉고 다음에 할 순서엔 1등으로 달려가려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우스꽝스럽고 철부지였습니다.

그날도 그렇게 뒷자리에 친구와 앉아 예배를 드리는 중에 축복해주시며 계속 말씀해주시던 중 그 어느 말씀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와 내 친군 눈이 휘둥그레졌고 마주보고 좋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희들 지금까지 지은 죄는 다 용서해줄테니 앞으론 절대 죄 짓지 말고 나와 함께 천국에 가자”고 하신 것입니다.

‘우와~ 지금까지의 죄를 다 씻어주신다니!’ 정말 기분이 하늘을 나는 듯 좋았고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어린 맘에도 죄를 많이 져서 어쩌나 하는 맘이 있었나봅니다. 그 말씀을 듣고 당장 앞자리로 간 것은 아니지만 더욱 열심히 예배를 드리려했고 절대로 죄 짓지 말아야지 단단히 굳게 마음 먹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작은 싸움은 시작되었습니다. 행여 눈으로 이상한 걸 보고 죄를 지을까봐 조심했고 종종 들어오는 잡념에 머리를 주먹으로 콩콩 박아도 보았습니다. 친구와 말다툼이 되려하면 숨 한번 들이 마쉬고 참았습니다. 하지만 이 대단한 듯한 저의 싸움은 3일 만에 끝났습니다.

그 축복일 하나님 말씀 들은 후 그 당일엔 어떻게든 죄 안 지어보려고 갖은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분명 말씀 들은 당일에 비하면 많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지은 죄를 제로로 만들어주셨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뻐서 함박웃음 짓다가 하루하루 지나가니 다시금 새록새록 죄짓는 생각에 그 조심 내던 마음은 또다시 조금씩 실종돼 버린 것입니다. 죄의 구성체인 인간이지만 그래도 죄를 안 지어 보려고 바둥바둥거리는 모습을 참 많이 예뻐하신 하나님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지금의 제 모습이 부끄럽고 죄송하기만 합니다.

저는 종종 이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해주며 두 가지를 새기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는 예배시간이건 모임시간이건 꼭 앞자리에 앉으라고, 저처럼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또 하나는 죄 안 지으려 했던 순수한 마음, 순박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고.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 때의 기억만큼은 꼭 제 마음 속에 새겨서 그 때의 하나님 모습과 나의 조금이나마 순수했던 모습이 계속 죄 짓지 않도록 노력하는데 아주 소중하고도 중요한 추억이 되어주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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