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생명의 길로 인도한 김길남 권사님께 (고은미 관장)
이제야 감사함을 전합니다몇 달째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기장신앙촌에 울려 퍼집니다. 11월 추수감사절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연습하는 아이들로 활기차 보입니다. 힘들다고 투정부리는 아이도 있지만 아이들은 멋진 합창복을 입고 무대에 설 자신을 생각하면서 기대에 찬 모습입니다.
20년 전 처음 합창단을 한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8회 정기음악회에 합창단으로 무대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서울 5중앙에서 한 주에 몇 번씩, 몇 달 동안에 걸친 연습이 있었습니다.
저녁 7시 정도에 있는 연습은 초등학생인 저에게는 힘든 일이었습니다. 물론 혼자 다녔다면 엄두도 안 났을 겁니다. 어릴 적 한동네에 사시며 저를 천부교회로 전도하신 권사님과 미성 언니와 함께 다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다시 고개길을 걸어서 올라가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지만 언니는 고구마 튀김도 사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며 나를 이끌고 합창연습을 다녔습니다.
그렇게 몇 달간 꾸준히 연습한 덕분에 초등학생인 제가 무대에 설 수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 방학 때 합창연습을 하면서 무척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합창연습을 하던 중 향취를 맡았던 것도 그때였고 하나님을 마음속에 처음 새긴 것도 그때쯤이었습니다. 항상 옆에서 언니가 챙겨주며 함께하고 있었고, 권사님께서는 부모님이 천부교회를 다니지 않는 제가 혹시 옆길로 갈까봐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정작 본무대에서는 언니는 다리를 다쳐 서지 못해서 저만 서야 했을 때도 권사님께서는 제가 무대에 설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그때 저희 어머니가 제가 세종문화회관무대에 서게 된 것을 기뻐하셨던 것을 보면서 합창을 정말 잘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별생각 없이 시작했던 합창이 제 신앙생활의 시작이 되고 큰 도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를 전도하면서 챙겨주셨던 권사님과 언니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에야 생각해봅니다.
제가 관장의 직분을 갖고 나서 더 절실히 느낍니다. 전도는 이렇게 하는구나, 아이들에게 참 하나님을 일깨워주기 위해 꾸준히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참 많은 것을 받았으면서도 잘 느끼지 못했던 제가 아이들에게 서운해 하면서 고마운 줄 모른다고 툴툴거리던 마음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저를 전도해 주신 권사님과 언니에게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답하는 일은 더 많은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느낄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야 감사를 전합니다. 김길남 권사님, 미성언니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고은미 / 제천교회 학생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