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실 관장 편 ② 한없는 기다림

발행일 발행호수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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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시온합창단 18회 정기공연

해마다 2월이 되면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앞두고 합창 연습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마산에 살던 저는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면서 경기도에서 자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 곁을 떠나 있으니 제 생활에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그러면서 서서히 신앙생활도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자취를 시작할 때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신 생명물을 주셨습니다. 장롱 속에 넣어둔 생명물을 볼 때마다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는 것이 찔리고 두려워서 생명물이 보이지 않도록 장롱 속 깊숙이 숨기곤 했습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생활에 여념이 없을 때쯤 동생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신앙촌에서 세종문화회관 대합창 연습을 하는데 참석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냉랭해진 저는 갈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동생은 울면서 밤새 절 설득했고 그런 동생을 외면할 수 없었던 저는 냉랭한 마음 그대로 신앙촌에 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합창 연습 도중 종종 집회를 여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인간이 마귀의 구성체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센 마귀가 있는 곳은 인체 중에서 단단한 뼈이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우리에게 보여주시겠다고 앞에 앉은 임원들을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앞에 나간 임원들의 손가락을 축복 해 주셨고 임원들은 축복을 받기 전과 후의 손가락을 보고 “3분의 2가 가늘어졌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뼈가 가늘어져? 말도 안 돼.’ 그 순간 하나님께서 저를 보고 앞으로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놀란 저는 앞으로 나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검지 손가락을 잡고 축복을 하신 후 얼마나 가늘어졌는지 보이는 걸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가늘어진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서 있자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참을 검지 손가락을 잡고 축복을 하셨습니다. 두 번째 축복을 받고 나자 정말 손가락이 눈에 띄게 확 가늘어져 있었습니다. “가늘어졌습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하나님께서는 어느 정도 가늘어졌는지 아이들을 향해 크게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다시 큰 목소리로 “3분의 2가 가늘어졌습니다”고 했습니다.

그 때 저는 하나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보았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나의 죄로 하나님께서 부담이 돼서 힘들어 하시는구나’

그 날의 일은 하나님께서 죄를 씻어 주시는 모습이 추상적인 것이 아닌, 우리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신앙촌에 오기 전 냉랭하던 저의 마음은 어느새 끝까지 죄 짓지 않고 하나님을 따르겠다는 약속으로 변했습니다.

교역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끝까지 지키며 따라간다는 게 내 힘으로 할 수도, 될 수도 없기에 한없이 이끌어 주시고 맑게 변화되기를 기다려주신 하나님께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예쁜 아이들인데 예배 시간에 항상 지각을 해서 늘 야단을 치곤했던 세 자매가 있었습니다. 아무리해도 지각하는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속상해하고 있던 어느 날 아이들이 저에게 카드를 주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관장님 저희들 때문에 많이 속상하시죠. 많이 참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드를 읽는 순간 아이들 마음이 고맙고 대견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가슴 한편이 찡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나를 위해 참고 또 참고 한없이 기다리셨는데…’◆
/사북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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