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희 관장 편 선물

선물
발행일 발행호수 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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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2000년 1월, 뉴 밀레니엄이라 하여 온 세상이 떠들썩할 그때 내 마음도 무척 떨리고 흥분되었다. 교역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부족함투성이인 채 하나님 일을 한다는 설렘만으로 교역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첫 발령지는 의정부교회. 그곳에서 만난 바른 생활 아이 6학년 규리는 섣부르고 성급한 모습이 가득했던 나와는 달리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의젓하고 밝게 전도하는 아이였다. 그런 규리를 만나 함께 전도할 수 있어 참 고마웠던 시간이다.
몇 년 후 정든 의정부교회에서 김해교회로 발령을 받았다. 김해교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교회 왔다 가야 기분이 좋다며 매일 교회에 오는 은애 덕분에 덩달아 나까지 기쁘고 즐거운 3년을 보낼 수 있었다. 심성 고운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햇병아리 교역자는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아이들과의 시간이 즐겁고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소중해
나의 부족함을 아시고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늘 감사드려

전농교회에서 시무할 때는 같이 일했던 선 반사 선생님의 사려 깊은 마음씨와 철저한 준비성이 큰 가르침이 되었다. 자연스레 배려하고 베푸는 자세를 조금씩 익혔던 것 같다. 부평교회에서도 뭐든 부지런히 발 빠르게 움직여주는 장 반사 선생님과 함께하는 전도가 매번 신났고 즐거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청주교회에서 만난 은지는 한결같이 전화 첫 마디가 이랬다. “관장님, 우리 오늘 몇 시에 만나요? 저 떡볶이 먹고 싶어요.” 그런 은지 덕분에 청주교회에서 수요일은 무조건 떡볶이데이였다. 아이들과 늘 까르르 웃었던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청주교회에서 의정부교회로 다시 발령을 받았다. 유순하고 귀여운 그래서 꼭 축복일에 데리고 가고 싶은 아윤이 손을 잡고 부모님께 허락받던 날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바삐 움직일수록 예쁜 아이들이 전도 되었고 축복일 가는 것을 허락받은 날에는 골을 넣은 선수처럼 감사해서 밤을 새워 아이들을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마산교회에서도 폴짝폴짝 생동하는 아이들로 늘 즐거웠다. “관장님, 자꾸 나도 모르게 기도문이 나오고요. 찬송가를 부르면 웃어지고요. 마음이 가벼워져서 좋아요.” 받은 은혜를 야무지게 전해주는 꼬마들이 있어 행복하고 감사했다.

교역의 길, 나의 헌신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줄 알았으나, 가는 곳마다 예비해두신 아이들과 반사 선생님들 덕분에 조금씩 발전한 나를 볼 때면 그 깊으신 하나님 사랑에 송구함과 감사함이 교차한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 했던가? 아이들과의 시간이 즐겁고 함께 성장하는 매시간이 소중하다. 내가 조금만 마음을 쓰고 움직이면 보석 같은 이들을 만나게 하시고 함께하는 기쁨을 허락해주시는데 어찌 뛰지 않을 수 있을까? 나의 부족함을 아시고 늘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힘차게 시작한다.
/입사생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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