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해 주시는 귀한 은혜에 뜨거운 눈물 흘러”

<신앙체험기 503회 소사교회 김춘산 권사>
발행일 발행호수 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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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3월 25일 도원동교회 부흥집회를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

저는 1937년 중국 만주 도문시에서 태어났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셨던 부모님은 제가 네 살 무렵 감리교 세례를 받게 하셨고, 저 역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듯 1947년 한국에 돌아와서도 집과 가까운 기성교회에 다니며 새벽기도 종까지 직접 칠 정도로 열심인 주일학생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용산 도원동교회에서 박태선 장로님의 집회가 열린다는 포스터를 우연히 보았는데, 신앙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저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1955년이었습니다.

도원동교회에 찾아가 보니 전날부터 집회에 참석해 철야 기도까지 드렸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이슬 같은 은혜를 받았네, 불같은 성신을 체험했네’ 하며 저마다 받은 은혜를 이야기하느라 들뜬 표정이었고, 그토록 은혜가 많이 내린다 하니 저도 내심 기대가 되어 박태선 장로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박 장로님이 오셔서 예배를 인도하셨습니다. 박 장로님의 찬송 소리는 힘이 넘쳤고, 설교도 어찌나 가슴에 와닿던지 과연 유명하신 분 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예배 내내 회개의 눈물을 흘린 저는 박 장로님 예배에 깊이 감화되어 그분의 집회라면 모두 참석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이후 서울에서 열린 남산집회, 한강 모래사장 집회, 서울 제2운동장 집회 등 많은 집회에 참석하며 임영신 총장, 윤치영 전 장관 등 유명인사들의 은혜 체험담도 직접 들었고, 집회 기간 동안 병이 나아 기뻐하는 수많은 사람도 제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박 장로님이 가시는 곳마다 은혜가 내린다는 것을 알게 된 저는 자연스럽게 기성교회에 발길을 끊고 원효로 구제단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원효로 구제단은 박 장로님 댁 뒷마당에 임시로 마련한 교회였는데, 저처럼 집회 때 받은 은혜가 그리워 이곳을 수소문해 찾아온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는 원효로 구제단에서 예배를 드리면 마음속 기쁨이 끝없이 샘솟아서 예배가 끝나는 것이 아쉽게만 느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다들 예배를 마치고 교회 문밖을 나서면서도 큰 소리로 “이 기쁜 소식을 온 세상 전하세” 하고 찬송을 부르며 웃고 즐거워했습니다. 좀 더 자주 예배를 드리고 싶었던 저는 을지로였던 집에서부터 원효로까지 걸어서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예배에 가면 박 장로님 바로 앞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이른 새벽 원효로까지 걷는 발걸음이 매우 가벼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원효로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는데 갑자기 온몸이 불에 타는 듯이 뜨거워지더니 조금 지나자 점차 시원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몸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가벼워져서 훌훌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불 성신 체험이었습니다. 또한 그날은 배도 고프지 않고, 밥을 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아서 참 신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이후 1956년 7월에는 이만제단 부지에서 천막집회가 있었습니다. 집회장은 수많은 인파가 몰려 매우 비좁았고, 그나마 겨우 잡은 자리도 잠시만 비우면 사라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은혜받은 사람들은 집회기간 내내 피곤하거나 배고픈 줄을 몰랐고, 불치병이 나아 기뻐하는 사람들도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집회가 끝난 뒤 이만제단 신축공사가 시작되었고, 1957년 4월 완공되어 개관집회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때 촬영된 사진 중 이슬성신이 폭포수 같이 내리는 모습이 생생히 담긴 사진이 있습니다. 사진 속 그날은 장로 장립식이 있었던 날로 많은 사람들이 은혜를 체험했고, 저 역시 이슬 같은 은혜를 눈으로 직접 보았던 날이기도 합니다. 당시 예배를 드리는 데 어느 순간부터 예배실이 안개가 낀 것처럼 뽀얀 것이었습니다. 잘못 봤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뽀얀 것은 사라지지 않았고, 저는 그것이 이슬 같은 은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는 특전대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특전대란 청년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특별전도대의 줄임말입니다. 전도사님을 주축으로 특전대 사람들과 함께 기성교회를 찾아가 성경 토론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 말씀을 전하며 참 즐겁게 전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58년에는 소사신앙촌에 사는 친구네 집에서 몇 개월간 머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신앙촌 카스텔라는 이름이 비슷한 유사품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좋아서 공장이 바삐 움직였기 때문에 카스텔라 공장 뒤편에 위치해있던 친구네 집에서는 달콤한 카스텔라 냄새를 자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소사신앙촌에서 지내며 카스텔라와 캐러멜을 자주 먹을 수 있었는데. 특히 박 장로님께서 축복해주신 캐러멜 같은 경우는 몸이 아플 때 물에 넣어서 끓여 먹으면 금세 병이 낫고, 다친 곳에 캐러멜 껍질을 붙이면 빠르게 아물었기 때문에 껍질까지 소중히 보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사회에 발을 내디디면서 신앙은 조금씩 식어갔고 결국 교회에도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중에서도 ‘눈으로도 죄 짓지 말라’ 하셨던 말씀이 문득 문득 양심을 두드렸고, 신앙과 멀어졌다는 죄책감은 늘 마음의 짐이 되었습니다. 교회에는 나가지 않아도 전도관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었던 저는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한 날에는 원효로 구제단이나 이만제단을 찾아갔습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서 예전에 즐겁게 신앙생활 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언젠가 박 장로님께서 ‘앞서 걸어간 사람의 발자국을 밟으면 그 사람이 지은 죄의 정도를 알 수 있다’고 하셨던 말씀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언젠가는 전도관에 다시 나가야지’하다가 결정적으로 다시 전도관을 다니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1982년도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을 때입니다. 장모님이 공주전도관 교인이셨기 때문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후 전도관식으로 입관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전도사님들은 전도관식으로 입관예배를 드리면 생명물의 권능으로 시신이 아름답게 피어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입관예배가 진행되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았는데, 전도사님이 수건에 생명물을 적셔서 장인어른의 몸을 닦아 드리자 뻣뻣했던 팔다리가 부드럽게 움직이고, 어두웠던 얼굴빛이 환하게 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입술에는 혈색이 돌면서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생명물의 권능을 보고 전도관에는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또한 교회를 오래 쉬고 있던 제게 이렇게 확실한 은혜를 보여주셨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고 죄송해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저는 용기 내어 1983년도 2월부터 서대문 천부교회로 다시 나가게 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나님께서 안수를 해주신다기에 교인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기장신앙촌에 내려갔습니다. 저는 안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점점 초조해졌습니다. 오랫동안 교회도 안 가고 죄를 많이 지었는데 막상 하나님 앞에 서려니 너무나 죄송하고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줄은 점점 줄어들어 결국 제 차례가 되었고 머뭇거리며 다가가지 못하는 저를 보신 하나님께서는 “이리 가까이 오세요” 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천천히 하나님 앞에 가서 두 눈을 질끈 감으니 하나님께서 머리를 탁 쳐주셨고, 그 순간부터 눈물이 그렇게 많이 날 수 없었습니다. 많은 눈물을 흘린 저는 다시는 하나님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신앙생활에 더욱 열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교회에 가서 그동안 듣지 못했던 하나님 말씀을 배우는 데 재미를 붙였습니다. 특히 감람나무가 곧 하나님이라는 말씀을 들은 직후에는 놀라기도 했지만 초창기부터 보여주신 권능과 기사이적을 떠올려 보며 인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시기에 가능한 은혜의 역사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춘산 권사 / 소사교회

현재 소사교회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는 저는 친척들을 전도하고 싶어서 신앙신보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한번은 가톨릭교회에 다니는 친척에게 물었습니다. “예수는 지구가 둥근 걸 몰랐답니까? 그 종교는 지구가 둥글다고 한 과학자 갈릴레이를 왜 그리 핍박했습니까? 성경은 지구가 창조된 지 6천년밖에 안됐다고 주장하는데 과학적으로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까?” 제 질문에 친척은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일찍부터 예수의 허풍과 성경의 거짓을 밝혀주신 하나님을 떠올리며 더 많은 이들에게 구원의 말씀을 전해야겠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저는 하나님을 떠올리면 눈물이 납니다.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나님께서는 부족하기만 한 죄인에게도 끝없는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젊었을 적 그 크신 사랑과 희생을 알지 못했던 저는 너무나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려 귀한 진리의 길로 돌아온 만큼 이제는 하나님 바라시는 대로 자유율법을 지키며 맑고 성결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매일 마음에 성신을 모시고 살며 죄와 상관없는 의로운 자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며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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