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은혜로 못할 것이 없음을 깨달아”

교역일기 마산교회 임혜원 관장편 (1)
발행일 발행호수 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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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교회 임혜원 관장

제가 아직 학생이던 시절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말기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시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입관 예배를 드리던 날, 권사님들께서 어머니의 몸을 생명물로 씻겨 드리고 나니 온몸에 퍼져있던 검은 반점이 다 사라졌습니다. 안식교 장로인 큰아버지께서 엄마 얼굴에 분을 발랐냐고 물으셨을 때는
‘아, 생명물로 시신이 피는 것이 다른 사람들 눈에도 확인이 되는구나!’ 하고 하나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렸습니다.

다음날 발인 예배 때도 많은 분들이 와 주셔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데,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것이 슬픈 일임에도 슬프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생각해 보니 ‘하나님께서 슬픈 마음도 없애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관장님께서 어머니 영정 사진을 보라고 하셔서 바라보니 어머니 얼굴이 반짝반짝 빛나며 활짝 웃고 계신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신기하면서도 엄마가 기뻐하신다는 생각에 마음의 위로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인간의 삶은 잠시 있는 것일 뿐, 덧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 후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교역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교역자가 되어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로지 하나님 일을 할 수 있어 즐겁게 전도했고,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신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에는 5월 이슬성신절을 맞이해 여학생 합창이 있었습니다. 합창을 준비하다 보니 생각 나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첫 발령지에서 만난 미진이라는 아이는 자존심이 강하고 성격이 분명했습니다. 일요일에 교회에 온 아이들과 같이 놀고 있으라고 하면 울려서 집에 보내기도 하고 분쟁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조금씩 저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고, 함께 일을 하며 든든한 반사가 되었습니다.

자존심 강하던 아이의 성격이
교회에 다니면서 점점
부드럽게 변화하는 것 느껴

하루는 심방을 마치고 미진이와 간식으로 두부 버거를 만들며 분주하게 토요일을 보내고 있다가 시간이 늦어 “이제 집에 가야지, 미진아” 하니 “관장님이 혼자서 다 끝내기 어려울 것 같은데 잠시 엄마에게 전화하고 올게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아이가 어떻게 마음을 그렇게 쓸 수 있는지 너무 고맙고 기특했습니다.

미진이는 신앙촌에 가는 것을 좋아해 축복일에 가면 평상시보다 얼굴이 밝아졌고 집에 돌아올 때는 굉장히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슬성신절에 여학생 합창이 있어 미진이도 무대에 서게 되었는데, 공연 마친 후 사진을 찍어 줄 때 미진이의 활짝 웃는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미진이가 은혜를 많이 받은 것 같아 저 또한 기뻤습니다.

또한 미진이의 동생을 통해 “언니가 천부교회에 다니면서 성격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라 하더라도 타고난 성격과 기질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성인이 된 미진이는 많이 바빠져서 교회에 자주 오지 못하지만 저와는 지금까지도 안부를 주고받으며 연락하고 있습니다. 첫 발령지에서 만나 하나님 은혜 안에서 함께 성장해 감을 느끼게 해준 미진이와 다시 한번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신앙생활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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