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일에 참석하며 성장하는 아이들

교역일기 전농교회 윤조이 관장편
발행일 발행호수 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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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교회 윤조이 관장

한 달에 한 번 축복일 예배를 드리러 신앙촌에 다녀오는 길. 이번 달은 아이들의 얼굴이 평소보다 더 밝아 보인다. 평소에는 차를 타도 서로 핸드폰만 보느라 대화가 끊기곤 하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함께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가 즐겁게 들린다. 아이들 모두 기분 좋은 모습에 피곤함도 이내 사라진다. 이번에는 뭐가 그리 좋았을까?

신앙촌에서는 매월 축복일에 학년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번 달에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전 퀴즈대회가 열려 학생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지금까지 3번의 퀴즈대회 중 처음으로 대회 참가를 위해 경전 공부를 시작한 나영이는 준비하는 동안 다소 힘들어했다. 그러나 대회에 나가 20개 이상의 정답을 맞히고 와서는 스스로 뿌듯한지 상으로 받은 간식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싱글벙글하다. 이런 나영이의 모습이 내 눈에는 10등 안에 든 것만큼 대견해 보인다. 핸드폰에 깊이 빠져있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그런 모습이 어디로 갔는지 동생들까지 먼저 챙기는 모습이다.

아륜이는 원래 언니들과 한 팀이 되어 퀴즈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혼자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한번 해보라고 힘을 실어 주자 혼자 대회에 나가 10등 안에 드는 성적을 거둬왔다. 환하게 웃고 있는 아륜이를 보니 열심히 공부한 만큼 잘 맞춰줘서 고마웠고, 한 뼘 더 성장한 느낌이었다. 상을 탄 후에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다음에도 혼자 나가보고 싶다고 한다. 이런 기분은 제단 도착해서 집에 갈 때까지 이어졌다. 아륜이가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을 잘 살펴주며, 아이들이 여러 번 질문해도 차근차근 답을 해주는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예뻐 보인다.

7살인 슬비는 아침에 일어날 때 자주 우는데, 이번에는 울지 않고 일어나기로 언니들과 약속했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슬비는 정말로 잠투정 없이 울지 않고 한 번에 일어났고, 언니 하윤이는 동생을 잘 데리고 다니며 챙겨주었다.

약속과 도전 배우며 앞으로 나아가듯
함께 성장하는 성숙한 교역자 되고 싶어

아이들은 매달 축복일에 참석하면서 각자가 약속한 것을 지키고, 도전해 보면서 조금씩 성장해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박 2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앙촌에서 커다란 선물이라도 받아 온 것처럼 얼마나 즐거운지 귀가 시간까지 미루며 차에서 깔깔깔 웃는 소리가 행복하게 들려온다. 이번 축복일에 함께 가지 못한 아이의 집에 들러 신앙촌에서 사 온 간식을 전해준 후 아이들 모두를 귀가시키고 돌아왔는데도 아이들의 환한 얼굴이 계속해서 아른거렸다.

장시간 차를 타는 것이 힘들 텐데 신앙촌에 빨리 가면 좋겠다고, 언제 또 가느냐고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왜 신앙촌에 가는 게 좋아?”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그냥 신앙촌에 가는 게 좋아요. 한 달에 한 번 말고 두 번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한다.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한 신앙촌이 아이들은 그냥 좋다고 한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아이들은 은혜에 젖어가는 듯 했다. 그렇게 신앙이 싹트고 자라는 과정에 내가 함께한다는 것이 한편으론 조심스럽고 감사하다.

지금까지 많은 시간과 기회 속에서 나는 하나님 보시기에 어떠셨을까 생각해 보면, 늘 내가 먼저이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하나님 편에서 일이 될 수 있도록 더 넓게 보고 한 번 더 깊이 생각할 줄 아는 성숙한 교역자가 되고 싶다.

하나님의 일을 하며 무디어지지 않기 위해 은혜를 구하며 떨리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아이들이 하나님 말씀으로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모진 바람에도 잘 견딜 수 있는 굳건한 나무로 성장하기를 기도하며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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