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하나님을 뵙는 순간 ‘아, 꿈에서 뵈었던 분이다’

유도순 권사 (2) / 덕소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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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그러던 1957년 12월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가 생후 10개월 된 은자를 업고 외출을 다녀왔는데,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느라 신경을 썼는데도 추위 때문인지 아이가 기운 없이 축 늘어진 채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병원에 가려 해도 집에서 수십 리나 떨어져 있는 데다가 그때 시간이 너무 늦어서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이 되자 아이는 숨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서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시어머니는 이미 체념하신 듯 “에미야, 은자가 갔구나.”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딸아이를 잃는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고, 시어머니와 남편도 갑작스러운 일에 넋을 잃은 듯 멍한 채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사정을 알게 된 교인 한 분이 “생수를 좀 먹여 보지 그래요.”라고 하시는데, 그 말씀에 저는 정신이 번쩍 들어 ‘그래, 생수를 먹이면 혹시 살아날지도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급하게 제단에 달려가서 생명물을 주십사 말씀드렸더니, 조금밖에 없다고 하시며 생명물이 한 숟가락도 되지 않을 만큼 담겨 있는 병을 주셨습니다. 저는 그 생명물을 가져와 아이의 입에 넣어 준 후 간절히 기도드리면서 그날 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새벽, 창백했던 아이 얼굴에 발그레한 홍조가 떠오르더니, 잠시 후 눈을 반짝 뜨고 이리저리 눈망울을 굴리며 저를 올려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아이를 안아서 젖을 물리자 아이는 배가 고팠던지 열심히 젖을 먹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얘가 살았구나!’ 하고 마음이 놓여 “어머니! 은자가 살았어요!” 하고 외쳤더니, 시어머니도 달려와 아이를 보시고 너무도 기뻐하셨습니다. 그 후로 건강하게 자라서 50대의 중년이 된 은자를 볼 때면 그 일이 선연히 떠오르곤 합니다. 그때의 감사함을 지금까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듬해인 1958년에는 저희 가족을 비롯한 간전제단의 교인들이 소사신앙촌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소사신앙촌에 들어갔을 때는 유치원 건물을 임시 제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저는 거기서 처음으로 하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간전제단의 교인들은 대부분 하나님의 집회에 자주 참석했지만, 저는 농사를 짓고 아이들을 돌보느라 집회에 가지 못해서 하나님을 뵐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배 시간에 단정한 양복 차림의 하나님을 뵙는 순간, 저는 잊고 있었던 꿈이 떠오르며 ‘아! 꿈에서 뵈었던 분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에서 제 눈에 손을 얹으시고 안찰해 주셨던 바로 그분인 것이었습니다. 저는 인자하게 웃으시던 꿈속에서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놀라움과 감사함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소사신앙촌 건설대에서 일하게 된 저는 신앙촌이 세워진 곳이 원래 뱀이 많아 사람들이 살지 않는 황무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입주한 건설대원들이 이야기하기를, 하나님께서 땅에 축복을 하시면 뱀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이 죽어서 계속 가마니에 담아 내다 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신앙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건설대원들이 밤에 횃불을 켜 놓고 일하는 것을 보고는 “저렇게 뱀이 많은 데서 밤에 일하는 것은 위험할 텐데…….”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염려했던 일이 전혀 생기지 않는 데다가, 황폐했던 땅에 건물들이 지어지고 갖가지 꽃이 피어나 아름다운 동네가 된 것을 보고는 인근의 주민들이 무척 놀라워했다고 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제가 황달에 걸려서 피부가 누런빛을 띠고 손톱과 발톱, 입술에 핏기가 하나도 없이 창백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하나님께서는 신앙촌의 주택과 공장을 다니시며 축복을 해 주셨는데, 어느 날 저는 길에서 우연히 하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뵙는 그 순간 시원하고 향기로운 바람이 “쏴-” 하며 불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밥솥을 열었을 때 김이 확 하고 피어올라 얼굴 전체를 감싸는 것처럼 그 바람이 제 온몸을 완전히 감싸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이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면서 저는 ‘은혜를 주시는구나.’ 하며 속으로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날 일을 마친 후 박말자 전도사님을 만났는데, 저를 보고 “집사님, 입술이 창백했는데 이제 핏기가 돌아요.”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거울을 봤더니 정말 입술에 불그스름한 핏기가 돌아 언제 창백했던가 싶을 만큼 붉은빛을 띠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핏기가 하나도 없었던 손톱과 발톱에도 발간 혈색이 감돌았습니다. 그 후로 누렇던 피부도 차츰 뽀얗게 되며 건강한 피부색으로 돌아와서, 사람들이 저를 보고 “얼굴이 몰라보게 좋아졌네요.” 하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황달에 걸린 후로 밥맛이 없고 조금만 일을 해도 몹시 피곤했었는데, 그 후로 그런 증세가 말끔히 사라져서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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