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로님이 ‘이슬같은 은혜’를 내리는 감람나무

유도순 권사(1) / 덕소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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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29년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열일곱 살에 결혼한 저는 시어머니를 따라 간전면에 있는 장로교회에 다니며 일요일예배에 꾸준히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교회의 여자 전도사님(故 박말자 관장)은 성경을 깊이 탐독하고 성경 구절을 자세히 설명해 주어서, 교인들이 자주 모여 전도사님의 성경 해설을 듣곤 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에는 박 전도사님과 대여섯 명의 교인들이 좀 더 진실하게 믿어 보자며 작은 한옥을 구입해 ‘성산교회’를 세우게 되었는데, 어느 교파에도 소속되지 않은 그곳에 저희 집을 비롯한 열다섯 가정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박말자 전도사님은 성경상의 ‘감람나무’에 대해 자주 설교하면서 감람나무는 큰 권세를 가진 존재라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흥집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박 전도사님이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훌륭하신 분을 뵈었다고 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감람나무에 대한 성경 구절을 세밀히 풀어 주셨는데, 전도사님 자신이 오랫동안 성경을 탐독하고 다른 목사의 설교도 들어 봤지만 그처럼 새롭고 명확한 말씀은 처음이라며 열띤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로 전도사님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박태선 장로님의 집회에 열심히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1957년 4월에는 박 장로님께서 세우시는 ‘전도관’이 순천에도 개관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순천전도관에서 박 장로님의 인도로 개관집회가 열려 박말자 전도사님과 10여 명의 교인들이 거기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후로 전도사님은 박 장로님의 설교 말씀을 계속해서 들려주었는데, 그 말씀의 요지는 ‘박태선 장로님이 성경 호세아 14장에 기록된 대로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시는 감람나무’라는 것이었습니다. 집회에 참석했던 전도사님과 교인들은 박 장로님을 따르는 것이 참길이라며 우리도 전도관을 세우자고 했습니다. 저는 감람나무에 관한 말씀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진실하게 믿고자 노력하는 전도사님과 교인들이 참길이라고 주장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모든 교인들이 그 뜻에 동의하면서, 얼마 후 교회 자리에 아담한 전도관 건물을 신축하여 ‘간전전도관’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감람나무에 대한 성경 말씀을 계속 들으면서 차츰차츰 이해가 되며 성경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전도사님과 교인들이 박 장로님 집회에서 무슨 은혜를 받았다며 열심히 이야기했는데, 집안일이 바빠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저는 그 이야기가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단에서 예배를 드릴 때였습니다. 웬일인지 아주 고약하고 지독한 냄새가 코를 들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난생처음 맡아 보는 역겨운 냄새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다가, 어느 순간 ‘아! 이것은 전도사님이 얘기했던 죄 타는 냄새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말자 전도사님이 박 장로님 집회에서 죄 타는 냄새를 맡았다고 하면서, 은혜를 받아 자신의 죄가 소멸될 때 지독하게 죄 타는 냄새가 난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때 말로만 들었던 은혜를 직접 체험하면서 너무도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저는 예배 시간마다 죄를 깨우쳐 주시며 “죄와는 상관없는 자가 되어야 구원을 얻을 수 있다.” 하는 말씀을 들으면서, 이제껏 죄를 모르고 잘못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단에서 무릎을 꿇고 ‘어떻게 하면 죄짓지 않고 바르게 살 수 있을까요?’ 하며 기도드릴 때면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단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들 눈물을 쏟으며 간절히 예배를 드리는 분위기였습니다. 백운산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섬진강을 바라보는 아담한 시골 제단에 은혜를 간구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은 시어머니와 시누이도 전도관에 다니게 되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남편이 전도관에 다니는 것을 반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의 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저는 저녁에 잠깐 시간을 내어 제단에 다녀올 수밖에 없었고,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말할 수 없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잠이 든 어느 날, 저는 꿈속에서 키가 큰 신사 분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시며 두 손을 제 눈에 얹으시자 눈이 얼마나 아픈지 말로 다할 수가 없었습니다. 꿈에서 깬 후에도 여전히 아픈 데다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어서 저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며 왠지 모르게 기쁘고 즐거워지는데, 가슴 속에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것처럼 밝고 환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평안해진 저는 그 후로 꿈에 대해서 잊어버리고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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