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님들’속에 있는 내가 좋아, 그러나…

발행일 발행호수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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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 생활 중 감사한 때를 떠올리니 이런 저런 일들이 떠올려집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1995년 일기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995년 3월 22일 수요일아침에 전화가 왔다. 관장님이 급한 일이라며 빨리 오라신다. 이유를 물었더니 오면 말씀해 주시겠다고 하셔서 머리도 감지 않고 교회로 갔다. 제단에 가면서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교회로 향했다.
 
관장님께서 “모 관장님께서 이선생을 관장으로 추천을 하셨어요.”라고 하시지 않는가? 맨 처음은 어안이 벙벙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이 서지 않았다.
 
그 때 이틀 전 일이 생각났다. 야근 후 버스를 타고 아이들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 자신이 묻고, 대답했던 것들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만약 내가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데 관장님으로 나오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 긴 시간 생각 끝에 결론을 내렸다.
 
‘그래 하나님께서 나를 필요로 하실 때 공로를 쌓자. 가장 귀한 시간인 젊음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은 얼마나 영광스러울까?’ 나는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결정했다. ‘하나님! 저는 정말 아무 것도 모릅니다. 아무 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못난 죄인을 그나마 필요로 하신다기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가고자 합니다. 도와주세요.’ 3일 후 교역자 발령을 받은 나는 닷새 후인 30일 경주교회에 도착했다. 일주일 사이에 모든 상황들은 바꿔져 있었다.
 
4월 학생관장 월례회의  관장님들이 계신 속에 내가 있다. 너무 감사하고 믿기지 않아 예배 드리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2003년 8월 25일 학생관장님들 장안 농장으로 M.T.노란 봉고차 안에 빼곡히 앉아계신 관장님들 사이에 내가 있고 그 모임에 나도 간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멀리 통나무집이 보인다.
 
또 많은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가만히 앉아 교역자 수첩을 들여다본다. 이재경이 써 있다. 틀림없이 전화번호도 내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이재경이 아닌가 의심해 본다.
 
어느 날 문득 저는 이렇게 외면적인 관장의 모습을 좋아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내 자신을 엄격히 돌아 보았을 때, ‘관장이라는 외모’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관장’이 되었는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관장이 더 교만해질 수 있다고 하신 것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는 외면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심정으로 뭇 생명에게 육신을 입고 이땅에 오신 하나님을 전하는 진짜 관장이 되어 더욱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는 제가 되도록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재경 학생관장(진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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