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자본주의의 기수

배병휴 / 월간 경제풍월 발행인
발행일 발행호수 2138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배병휴 / 월간 경제풍월 발행인

국력에 비해 국가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외부의 지적을 받게 되면 속이 상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에누리나 싸구려라는 의미로 들린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펀드들이 큰 밑천들이지 않고 종횡무진으로 투기소득을 챙기는 것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덕택일 것이다.IMF의 값비싼 교훈이란 시장에서 값어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WTO체제 하의 국제규범이므로 마땅히 준수해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행세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에 따라 IMF이후 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희생을 동반한 뼈아픈 구조조정을 단행하고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진행되고 경제난국은 여전하다니 무슨 까닭인가. 이는 국제규범에의 적응과 행동요령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우리의 GDP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경제심리가 IMF때 보다 어렵다고 지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를 이끄는 성장엔진 가운데 내수와 투자는 멎어있고 수출 하나만 풀가동 되고 있는 것은 경제하려는 마음이 식어 버렸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시책을 강구하지만 시장의 반응이 싸늘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WTO체제 하에서 자본의 국적을 따질 필요는 없다지만 국내자금은 발목이 묶이고 외국계 자본은 맹활약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은 잘못 됐다.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의 투명성은 강조돼야 하지만 소유와 경영권의 안정을 해치는 개혁은 옳지 못하다. 노동시장에도 국제규범을 적용하는데 예외가 되어서는 안된다.
제조업은 해외로 탈출하고 서비스산업은 개방을 거부하여 교육, 의료, 레저시장의 해외지출이 급증하는 것이 WTO체제 하의 행동요령이라고 찬성할 수는 없다.
그동안 투자수요가 누적되고 있을 때 국내자본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면 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또 부자와 재벌들의 경제적 역할을 긍정하고 보면 소비와 일자리 창출방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부자에게 도덕적 윤리적 행동규범은 강조해야 마땅하지만 국제규범의 범위 내에서 그들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하는 것이 절실하다. 부자들의 행태를 꼴불견이라 보지 말고 고용 많이 하고 세금 많이 내는 자본주의의 기수라고 생각하면, 부자들이 밉기보다 예쁘게 보이게 될 것이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