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법 시행에 앞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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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사 수 줄어들면 연구질 하락

강사들의 지식과 경험은 국가 자산

강사법 문제는 국가가 적극나서야

재정지원 등 강사들이 안정되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시급

우리나라는 1962년 대학의 강사제도를 도입하였다가 1977년에 없애버렸다. 이 법을 다시 살리기 위한 관심은 2010년 5월 25일 조선대학교 강사인 서정민 박사가 논문대필 등을 지적하며 을의 입장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으면서 제고되었다. 이 법이 2011년 12월 통과되었으나 그동안 7년을 질질 끌다가 개정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드디어 국회를 지난 11월 15일 통과하여 내년 8월 1일부터 시행되게 된다. 대학 강사들은 41년 만에 교원지위를 찾은 것이다. 시행하기도 전에 이 법에 관련된 당사자들 간에 이전투구가 계속되고 있다.

강사법 개정안은 시간강사의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을 보장하고 최소한 3년간의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도록 되어있으며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 중에도 임금을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그간 매 학기 강사를 임용하는 현 체제에서 신분보장을 위하여 최소 1년 단위로 시간강사를 임용하는 것은 살아남는 일부 강사에게는 신분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나머지 강사들은 물러날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학에서 강사들은 기본생활도 되지 않은 현실에서 대학 강의의 40%가량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내년에 지금과 같은 수의 강사를 모두 채용하면 대학들은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하여 대학들은 재정 부담을 핑계로 개설과목 축소, 강사 수 줄이기, 졸업학점 줄이기, 공동 강좌 개발, 사이버 강의 늘리기, 대형 강좌 수 늘리기, 폐강기준 강화, 전임 교수들의 강의 수 늘이기 등으로 법이 허용하는 기준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수많은 강사들이 대학을 떠나게 되면 남아있는 교수나 강사들이 자기 전공과 관련 없는 교과목을 담당하여 질 낮은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것이며 대학의 연구 질과 국가 경쟁력도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고 인간다운 최고의 지성을 길러내는 곳으로 이제 대학은 어느 개인소유물이 아니라 공익적 소유물이다. 강사법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학을 지원하고 상아탑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하여야 한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와 기업들은 연구와 개발(R&D)에 투자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인적 자원은 대학이나 연구소가 길러낸다. 모든 분야가 세분화되고 첨단화되면서 연구개발 분야는 중단 없이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정권이나 이념도 개입할 수 없는 국가적 과업이다.

대학 강사는 개인마다 오랫동안 전문분야에서 역량을 길러오고 업적을 쌓았다. 이들의 경험과 역량을 사장화시키는 일은 국가적 대(大) 손실이다. 대학의 수많은 강사들의 대량해고는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대학 강사들의 지식과 경험은 대한민국의 큰 자산이다. 정부는 하루속히 대학지원금 편성 등을 비롯한 재정지원을 편성하여 이들이 안정되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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