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나의 일,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발행일 발행호수 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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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적지 않은 월급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했다.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였던 그가 회사의 만류에도 사직서를 내고 훌쩍 떠난 것은 2019년의 일이었다. 새로 뽑은 스타렉스 한 대와 함께 그는 신앙촌 소비조합으로서의 새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김봉호 사장의 이야기다.

“젊었을 때부터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소비조합이었어요. 나이가 나이인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모두 마친 그는 집과 가까운 경기도 수원에서 소비조합을 시작하기로 했고, 거기서 유기성 팀장을 만나게 됐다. 유 팀장은 연간 사업시상식에서 개인 판매 부문 최우수상을 여러 번 수상한 이력이 있었다. 그런데 김봉호 사장을 만난 유 팀장이 예상보다 더욱 그를 반겨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당시 유기성 팀장님은 수술한 지 얼마 안 돼서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마침 의욕 넘치는 제가 나타난 거예요. 유 팀장님은 영업, 배달을 같이할 사람이 필요했고, 저 또한 행운이었죠. 유기성 팀장님 옆에서 일대일 과외 받듯이 일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김봉호 사장은 지금까지도 유기성 팀장이 늘 강조했던 ‘친절하고 많이 베풀어라, 놀아도 일터에서 놀아라, 고객과의 약속은 꼭 지켜라’ 하는 세 가지 원칙을 가슴에 새기며 일한다고 했다.

유기성 팀장과 함께 일하는 1년 6개월 동안 김봉호 사장은 소비조합으로서 조금씩 성장해갔다. 이후 독립해서 활동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김 사장은 부산으로 활동 지역을 옮겼지만, 그 무렵 퍼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그의 순조로운 행보도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김봉호 사장은 날개라도 단 듯 활기차게 움직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영업에 시동을 건 곳은 자갈치 시장이었다.

“자갈치 시장 내에 횟집이 18군데가 있는데, 그중 신앙촌 간장을 쓰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어요. 참 의외였죠. 이곳에 우리 간장을 납품할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첫 영업. 용기 내어 샘플 간장을 들고 자갈치 시장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보이는 횟집을 방문했다.

“횟집 사장님께 신앙촌 간장을 소개해드리고 싶다고 하니 흔쾌히 알았다 하시며 작은 그릇 두 개를 가져오셨어요. 그러더니 그릇에 원래 쓰던 간장과 신앙촌 간장을 따라서 바로 맛을 비교해 보시더라고요. 맛을 본 사장님이 우리 간장을 가리키며 이게 바로 회 간장이라며, 회를 찍어 먹는 간장은 짜지 않으면서도 맛있어야 하는데 신앙촌 간장이 아주 딱 이라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바로 간장을 구입한 횟집 사장님은 다른 곳으로 홍보하러 가는 김 사장의 뒤를 따라나섰다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횟집 사장님을 대동한 채 다른 횟집에 들어간 김 사장. 궁금증은 곧 풀렸다.

“아마 같은 지역에서 오래도록 장사하다 보니 횟집 사장님들끼리 서로 막역한 사이였나 봐요. 그 사장님이 다른 횟집에 들어가자마자 ‘동생! 이분이 가져온 간장 한번 먹어봐! 진짜 맛있어!’ 하시더라고요. 두 번째 방문한 횟집 사장님도 간장을 드셔보시더니 너무 맛있다며 바로 신앙촌 간장으로 바꾸셨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난 횟집 사장님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총 다섯 군데 횟집에 신앙촌 간장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현재는 자갈치 시장 내 18곳 중 14곳 횟집에 신앙촌 간장을 납품하고 있다고 한다. 김봉호 사장은 “신앙촌 제품이 우수한 덕분”이라고 하며 또 다른 사례를 들려줬다.

부산지역 소비조합 김봉호 사장

“제가 송도 해수욕장을 지나가는데 아주 크고 근사한 식당이 눈에 들어왔어요. 속으로 ‘저렇게 멋진 곳에는 신앙촌 간장이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하고 생각하며 간장을 들고 홍보하러 갔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더라고요.”

세 번이나 찾아갔지만 결과는 허탕이었다. 계속해서 찾아오는 김 사장에게 미안했던 식당 관계자가 “간장을 바꾸면 음식맛이 달라질 수 있어서 새로운 간장을 쓸 계획이 없다”며 앞으로는 방문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때 김 사장은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 식당에 우리 간장을 꼭 넣고 싶었는데 속이 쓰렸죠.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한 번만 더 가보자고 마음먹었는데, 놀랍게도 그 식당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요구르트랑 두부까지 가져와 보라 하시더군요.”

식당에 가보니 늘 만나던 식당 관계자 외에도 처음 보는 분이 계셨다고.

“처음 보는 분이었는데 제 손을 꼭 잡으며 환하게 웃으시는 거예요. 영문을 몰라 당황스러운 눈으로 옆에 있던 식당 관계자분을 쳐다봤어요. 알고 보니 제 손을 꼭 잡은 그 분이 식당 대표님이시래요.”

자초지종은 이랬다. 김 사장은 식당에 방문할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드시라고 요구르트 런을 한 통씩 들고 갔는데, 식당 관계자가 이를 대표에게 전달한 것이다. 대표는 우연찮게 요구르트를 먹게 되었고, 세 통을 모두 비워갈 때쯤 고질적으로 앓고 있던 장염이 사라진 것을 느낀 것이다.

“대표님은 그동안 심한 장염으로 지긋지긋하게 고생해왔는데 런을 먹고 싹 나았대요. 신앙촌 제품에 믿음이 생긴 대표님께서 우리 두부와 간장을 식당에서도 사용하기로 결정하신 거였어요. 뛸 듯이 기뻤죠. 그리고 대표님은 지금까지도 정기적으로 런을 주문 배달해서 드시고 계십니다.”

요구르트 런 덕분에 간장과 두부까지 납품하게 된 케이스였다. 김봉호 사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길을 열어주신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김 사장은 나이가 들어도 지금과 같이 건강하게 일하는 꿈을 꾼다.

“이제는 횟집 사장님들과도 정말 친밀해졌어요. 제가 지나가면 ‘신앙촌 간장~’하며 손 흔들어 인사하시고, 만나면 감자든 떡이든 뭐든 주려고 하세요.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인가요. 저는 소비조합 일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건강을 유지해서 오래도록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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