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두 색깔 (서귀포교회 유정자 관장)

유정자관장(서귀포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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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1년 전 이곳 공기 좋고 물 맑고 경치 좋은 서귀포 중앙에 발령받아 시무하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다면 한 달에 두 세 번씩 육지를 왕복하며 타보는 비행기이다.
 
마치 어린 아이가 기러기 등에 탄 것 같은 착각을 하면서 내려다보는 광경은 하나같이 아름다워 시야를 황홀하게 한다. 흰 구름은 그 형태의 변형이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절경을 이루는가하면 넓고 푸른 바다는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목욕 시켜준다.
 
이착륙 시에 보이는 성냥갑 같은 집 속에는 마음씨 고운 사람들만 살았으면… 장난감 같은 자동차 안에는 좋은 생각만 하는 사람들만 타고 있었으면… 하고 기원해지는 마음도 즐거움의 하나다. 또 어두운 날의 야경은 얼마나 멋있는지…
 
이렇게 넓은 바다와 구름사이를 헤치다가 목적지에 살짝 내려앉는 비행기는 왜 그렇게 귀여울까? 이렇게 즐거워하다 가끔씩 나의 생각은 약 25년 전으로 돌아간다.
 
그때도 나는 비행기를 몇 번 타볼 기회가 있었고 처음 타보는 비행기에다 젊은 시절이어서 더욱 동심이 될 수도 있으련만, 신기한 것도 없고 재미있을 것도 없이 내려다보이는 시퍼런 바다는 ‘나를 흔적도 없이 삼키겠지!’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대조되지 않을 수 없다. 삶에 대해서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가치를 찾을 수 없고 무엇을 해봐도 허탈하고 허무하게만 느껴지면서 마음 둘 곳이 없어 방황 하다가 급기야는 바다 속에 풍덩 빠지고 싶은 충동까지 떠올랐던 때가 있었음을 떠올리면서 하나님을 몰랐을 때와 알고 난 후에 내가 엄청나게 변해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신앙의 길로 접어들어 얼마 되지 않아 구원은 실감이 되지 않고 가치와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만 판단이 되면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교회를 다녔다. 그래도 떠오르는 의문을 가진 채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축복일에 참석하곤 했다. 그런데 설교하시는 중에 내가 궁금해하던 그 내용을 마치 내게 답을 알려주시듯 말씀 하시던 하나님 음성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그 말씀에 얼마나 감격했던지…
 
그 때를 생각하면 “길 찾지 못하여 방황 할 때 성신의 인도는 고마워라”하는 찬송구절이 입속에서 맴돈다. 배움의 굶주림에 허덕였던 나에게 깨우쳐 주시고 또 이끌어주심 다시금 깊이 감사드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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