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일 관장 편 ② ‘이기면 뭐가 좋아요?’

'이기면 뭐가 좋아요?'
발행일 발행호수 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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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10월 6일 천부교 체육대회를 앞두고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러 간다. 한 아이가 묻는다. “이기면 뭐가 좋아요?” “이기는 것 자체가 좋지” 라고 쉽게 말하다가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나에겐 체육대회가 참 특별하다. 대학생 시절 1998 천부교체육대회 진행위원이 되는 행운이 왔다. 입사생 언니들과 함께 경기 운영 연습을 하며 함께 일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1998 천부교체육대회 때의 가슴 뭉클함은 지금도 생생하다.

2001 천부교체육대회 때는 처음으로 어느 팀에 속해 팀원들과 결속력을 다지면서 똘똘 뭉치는 힘의 위대함을 알게 됐다. 또 응원연습을 통해 응원가의 힘도 알게 됐다. 응원가 가사는 참 신기하다. 지금 들어도 잘 들어맞아 들을 때마다 “그래 열심히 해야지, 힘을 내야지” 한다.
2004 천부교체육대회 때는 그 땡볕에서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기수 동작을 익혀가는 아이들의 순수함에 미소가 나곤 했다. 또 신앙의 선배이신 권사님들의 열정과 끈기를 배울 수 있었다. 쉽게 지쳐하는 아이들과 달리 끝까지 연습을 마무리하시는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체육대회 의미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
스스로 노력하고 힘든 과정을 이기면
체육대회 후에 한 뼘 더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소중한 체육대회의
감동과 교훈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2007 천부교체육대회 때는 참 바빴다. 관장님 경기 연습도 하고 어른들 운동 때도 함께 하고 응원연습까지 삼박자로 뛰어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그런데 왜일까? 가장 바빴던 이때가 가장 즐거웠던 대회로 기억에 남는 것은. 응원도구 챙기는 것, 운동하는 것, 심지어 본부 방 청소하는 것도 참 즐겁게 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시절이 참 그립다.

가장 최근의 2010 천부교체육대회. 처음으로 경기 하나를 맡았다. 신앙촌 징검다리 한 팀이 결성되었고 코치 자리를 주시는데 겁이 덜컥 났다. 애들도 아니고 사장님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부담감, 경기에서 이겨내야만 한다는 책임감이 참 거대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든든한 입사생 선수관리 언니들과 관장님, 무엇보다 부족한 게 많은 데도 코치라고 믿고 따라주셨던 사장님들이 계셨기에 무사히 잘 마무리 했다. 사장님들과 함께 하면서 가슴 깊이 새긴 것이 있다. 우리 체육대회는 기록만 좋다고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오시는 분이 비록 달리기도 잘하시고 힘도 좋다 해도 그것이 다가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함과 소홀히 하지 않는 신앙생활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부끄럽지만 이때 처음 천부교 체육대회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었다.

이제 2013 천부교체육대회가 한 달 정도 남았다. 그저 달리는 체육대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정말이지 많은 아이들이 함께 했으면 했다. 그래서 7월 캠프 가기 전부터 체육대회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고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거라고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오프닝 기수도 많은 아이들이 연습했고 매주일마다 훌라후프, 줄넘기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래서 못하게 되고 저래서 못하게 되는 아이가 자꾸 생겨 참 속상하다.

이제야 아이 질문에 답을 준다. 체육대회의 의미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한번 하기로 했으면 연습에 빠지지 말고 또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 노력하는 것, 땀 흘리며 애쓰는 것을 통해 분명 네가 체육대회 운동장에 나가게 됐을 때 그리고 들어왔을 때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그것을 얻으려면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보라고. 힘들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힘든 것을 이겨낸다면 더 큰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체육대회 후에 한 뼘 더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래서 다른 어떤 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국의 많은 아이들이 꼭 이 소중한 체육대회의 감동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가좌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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