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축하합니다] 식품고 졸업생 안현주
오늘의 감사함을 잊지 않겠습니다.2013년 추운 겨울바람이 아직 가시지 않은 봄날, 기대와 설렘으로 저희들은 시온식품과학고에 입학했습니다. 입학 첫날부터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릅니다.
봄에는 벚꽃 핀 식품단지에서 사진도 찍고,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교실에서 청군 백군 질세라 응원가를 크게 부르던 기억, 삼삼오오 모여서 조리실에서 요리하던 주말, 1등 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다 같이 달렸던 마라톤.
바쁘고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친구들과 다투기도 하고, 나도 몰랐던 내 자신을 보며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들 뒤로 조금은 의젓해진 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나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깊이 생각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시온식품과학고에서 보낸 3년은 어린 저희들을 많이 성장시켜 준 값진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영광스러운 졸업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저희를 위해 애써주신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흔들리며 방황할 때마다 저희들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걱정하셨을 마음을 너무 몰라드린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허락해 주신 부모님, 어린 딸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시고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더욱 의젓하고 든든한 모습으로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이 되겠습니다.
친구들아, 3년 전 우리들이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니? 어려운 일에 부딪혀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옆에서 잡아주는 너희들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같이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함께 했던 추억들을 밑거름 삼아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항상 부족한 언니들을 믿고 따라와 준 아우들아, 참 고마웠단다. 앞으로는 너희들이 시온식품과학고의 큰 언니가 되어 동생들을 잘 이끌어주었으면 좋겠구나.
저희들은 졸업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학교’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벗어나려고 하니 설레기도 하지만 떨리기도 합니다. 저희들의 뒤엔 항상 따스한 미소로 지켜봐 주시며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늘 마음속에 새기며,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겠습니다. 그동안 함께 한 정든 모교, 선생님, 그리고 후배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