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촌에서 온 편지] 홍조를 띠며 웃으시는 신앙촌 어르신들

발행일 발행호수 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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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해 저물어서 이미 어두니 하나님 나와 함께합소서~”
수요일 저녁, 찬송이 울려 퍼지는 신앙촌의 거리를 걸어갑니다.
곧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폭포의 주변에는 이파리를 모두 떨군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곧게 펴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이곳에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화가 그려졌습니다. 새하얀 꽃망울로 봄의 길목을 밝히는 목련과 색채의 향연을 펼치는 벚나무, 영산홍, 산사나무, 은행나무, 그리고 진중한 푸르름으로 그 향연을 감싸 안는 상록수까지…… 레스토랑 벽면의 담쟁이 넝쿨은 싱그러운 연둣빛 물결이 탐스러운 단풍으로 물들며 날마다 채색하는 화가의 손길을 보여 주었습니다.

친구처럼 손흔들고 인사해주시고
아픈 연세에도 자전거를 타시고
잠들 때마다 복된 하루 주심에
행복해 하는 신앙촌 어르신들
먼 훗날 나도 그 모습 닮기를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벽난로의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돕니다. 향긋한 커피 한 모금이 주는 마음의 여유, 그 자리에 환하게 웃으시던 할머니 권사님들의 미소가 그려집니다. 지난달 30일에는 은빛교실의 할머니 권사님들과 시온실고 1학년 학생들이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홍조를 띠며 웃으시는 권사님들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오더라도 권사님들은 나이를 잡숫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5년에 한 살씩만 드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리에서 뵐 때마다 “안녕!” 하고 손을 흔들어 친구처럼 인사해 주시는 윤 권사님, 아흔이 가까운 연세에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며 부지런하게 생활하시는 김 권사님, 밤에 잠들 때마다 복된 하루를 주셨다는 생각에 행복하시다는 조 권사님……. 먼 훗날 저의 모습도 선배님들의 모습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레스토랑의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목련의 가지들이 어슴푸레 보입니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이때 목련은 겨울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른 봄날 환하게 피어 올릴 꽃망울을 위해 겨울눈의 따뜻한 솜털 안에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해를 보내는 지금 다가올 시간을 향한 꿈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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