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2007 추수감사절●“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도시락이네요” 추수감사절 점심 도시락을 받아든 교인들은 도시락 밥 한 쪽에 나뭇잎 한 장이 깔려 있고 그 위에는 튀김을 속으로 한 김밥 세 개씩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잠시 감상에 젖기도 했다. 그러나 도시락 안에든 나뭇잎 한 장은 가을의 정취보다도, 행여나 도시락이 쉴까 염려하여 넣은 ‘망개나무’ 잎이다. 망개나무 잎을 음식에 넣으면 음식이 상하지 않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와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입구를 새롭게 단장한 샘터식당(springwater restaurant/ korean food). 입구는 예전의 나무 전신주 모양으로 세운 큰 기둥이 양 쪽으로 서있고 그 옆으로는 각각 잘 생긴 소나무가 큰 키를 자랑하며 서있다. 전신주 모양 기둥에는 ‘불안에 떨지 말고 자수하여 광명찾자’란 6, 70년대 반공 표어가 당시의 분위기를 살려 붙어있다. 이를 본 남자 교인 몇몇은 “아니 어떤 불온한 놈들이 여기에 와서 이런 걸 붙여 놨어”하며 뜯어내려는 걸 막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레스토랑의 벽난로에 불을 때기 시작했다. 장작을 태우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훈훈하게 해주었다는데 벽난로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자리에는 손님이 끊임없이 자리를 잡더라고.
●추수감사절 예배 시간에 있는 음악순서에서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어린이 합창단이 맑고 고운 목소리로 합창을 두 곡 마쳤을 때 조용한 그 사이에 울리는 노권사님의 음성. “어제 죽은 사람 얼마나 원통할까. 이 좋은 걸 못 보고.” 그 소리를 듣고 주위에선 서로 쳐다보며 눈웃음을 교환하는 사람들. 합창을 모두 마치자 “잘한다”란 주저없는 추임새를 한 번 더 날리시는 권사님. 올해 연세가 88세라고.
●종교연구가인 한 신사분. 추수감사절에 참석하여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내용인즉, “음악 순서에서 움직임이 이렇게 젠틀하고 수준이 높은데다 예배를 보는 모습과 진행이 절도있는 것에 놀랐다”는 것. 그리고 성경 창세기에 관한 하나님 말씀을 듣고 나서는 “맞다. 성경은 이스라엘의 건국신화일 뿐이라고 자신도 생각했다”고 무릎을 쳤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