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황사, 폭설… 이상 기후의 습격에 전 세계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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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 강우량 1000mm 폭우
중국, 최악의 황사 ‘주황색 하늘’
유럽, 2천 년간 전례 없던 가뭄·폭염

섬이 된 호주 목장. 24일 (현지 시각)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州) 시드니 북서부 윈저 지역의 한 목초지는 차량 몇 대가 주차된 작은 면적만 빼고 주변 모든 땅이 물에 잠겼다. (사진=AP 연합뉴스)

3월 24일(현지시간) 시드니를 포함한 호주 동남부 연안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기록적 폭우로 100년 만의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선 지난 18일부터 최대 1000㎜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시드니의 주 식수원인 와라감바댐이 범람해 지금까지 2만4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는 6일간 3월 평균 강우량의 5배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뉴사우스웨일주 주지사는 “이렇게 빠른 속도의 극한 기상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며 38곳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고 잠재적으로 인명을 위협하는 돌발홍수를 경고했다.

지난 15일에는 중국과 유럽의 기상이변 소식이 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이 10년 만의 모래폭풍으로 온통 누렇게 덮인 최악의 황사를 맞은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발생해온 유럽의 극심한 가뭄과 폭염도 200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내용의 뉴스였다.

미국 CNN방송 등은 15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이 섬뜩한 오렌지색의 짙은 황사로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고층 빌딩들은 짙은 황사 속에 흐릿하게 보인 가운데 베이징 시민들은 모래바람 속을 걸었고 일부 지역은 황사가 너무 짙어 자동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켠 채 운행했다.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최근 10년간 중국에서 일어난 황사 중 가장 강하고 범위도 넓다. 베이징 당국은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고 각급 학교에 실외 활동 중지를 명령했다. 등교 중지 조치를 내린 곳도 있었다. 몽골에서는 강한 모래폭풍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2014년 이후 유럽에서 잇따른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2000년 만의 최악 수준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실린 이번 연구는 참나무 147그루의 나이테를 분석한 것으로, 연구진은 최근 폭염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농작물 파괴와 산불이 발생했다며 향후 더 극심하고 더 잦은 폭염과 가뭄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진은 가뭄과 폭염의 원인은 지구온난화가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울프 뷘트겐 교수는 “최근 우리가 경험한 유난히 덥고 건조했던 여름은 정상이 아니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공기 순환에 변화를 일으켜 가뭄을 야기한 것으로 최근의 기후 상황은 지난 2000년 동안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는 우리 생태계, 사회 전반에 걸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 기후 현상은 미국에서도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북부와 중남부 산지에서는 3월에 최대 38㎝의 눈이 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10일(현지 시각) ABC뉴스에 따르면 폭설로 인해 캘리포니아의 일부 고속도로가 통제됐다.

10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시티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한 행인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거리를 건너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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