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김한석의 건강 칼럼(17)

공황장애④
발행일 발행호수 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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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모델과 인지치료
인지 모델은 사람들의 감정이나 행동이 어떤 사건에 대한 그들의 지각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하는 것으로 인지치료의 근거가 됩니다. 즉, 그 사람의 느낌이나 감정은 그 상황 자체가 직접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직장상사와 길에서 만났는데 먼저 인사하는 나를 본체만체하고 그냥 지나쳐버렸다면 여러분은 어떤 감정이 들겠습니까?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하고 화가 나기도 할 것입니다. 또는 내가 그 상사에게 무언가를 잘못해서 그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지고 나중에 어떤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또는 바쁜 일이 있겠지 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 날, 직장동료에게서 어제 지나쳤던 직장상사의 가족에게 교통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여러분께서는 어떤 감정이 들겠습니까? 앞서 말한 분노, 불안과 같은 감정보다는 동정심이 생기고 어제 일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상사가 나를 못 본 척 지나가버린 사건은 동일하지만 나에게 생긴 감정은 무엇 때문에 달라지는 것일까요? 결국 내 생각 때문입니다.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니까 분노, 불안의 감정이 생긴 것이고 가족의 교통사고로 경황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런 감정은 사라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예에서 상황 → 생각(사고) → 감정의 도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지 모델은 이처럼 사건(상황)자체보다는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생각(해석)에 따라 감정이 결정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앞의 예에서 A라는 사람은 “흥, 나를 무시해. 자기가 잘나면 얼마나 잘나서.”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척 화가 나지만 B라는 사람은 “많이 바쁘신가 보군. 무슨 일이 있나?” 하면서 별로 화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A와 B의 생각의 차이는 각자 살아오면서 경험한 주위 환경과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배워 온 사실들을 자신의 믿음으로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괴롭힘만 당하고 배신당하면서 성장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다른 사람을 좀처럼 신뢰할 수 없고 부정적인 성향을 가지겠지만 다른 사람의 사랑과 이해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배려하는 긍정적인 성향을 지닐 가능성이 많을 것입니다. 이것을 다시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은 인지 모델이 됩니다.
                   믿음                        ↓      상황(사건) → 생각(사고) → 감정
 
인지치료는 이러한 믿음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서 부정적인 감정(우울, 불안, 분노 등)을 일으키는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치료방법입니다. 치료방법은 여러 가지 기법을 이용하여 자신의 믿음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작업을 치료자와 함께 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치료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켜서 일상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온누리요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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