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에서 가톨릭 부동산 매각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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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신자 헌금으로 매입한 영국 부동산 [사진=에이전스 프랑스 프레스]

교황청이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영국 고급 부동산 투자에서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교황청이 영국 런던 첼시 지역에 소유한 고급 부동산을 매각하고자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액은 대략 2억 파운드(우리 돈으로 약 3천194억 원)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의 총투자금액이 3억5천만 유로(약 4천792억 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대로 매각이 진행되면 우리 돈으로 1천5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보는 셈이다.

가톨릭교회 전체를 곤궁에 빠뜨린 영국 부동산 거래는 교황청 관료 조직의 정점에 있는 국무원이 주도했다. 특히 신자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베드로 성금’이 투자 밑천이 됐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컸다. 교황청은 이러한 비난에 몰려 손해를 감수하고 부동산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당장 교황청 재정도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교황청은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바티칸 박물관 운영 수익을 포함한 수입액이 급감하면서 총 6천630만 유로(약 90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교황청은 인건비와 해외 출장 경비를 최소화하는 등 경비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올해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릭 드 물랭 보포르 프랑스 가톨릭 주교회 의장 [AFP=연합뉴스]

한편, 프랑스 가톨릭 교회는 부동산을 매각해 지난 70년 간 교계에서 벌어진 아동 성(性) 학대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릭 드 물랭보포르 프랑스 주교회 의장은 가톨릭에 지난 70년간 자행된 아동 성 학대 사건파문에 “제도적인 책임”이 있다며 “피해자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길”을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가톨릭이 보상금 마련을 위해 부동산을 매각하게 된 계기는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가 희생자 보상금 마련에 교인이 기부한 성금이 아닌 교회 자산을 이용할 것을 촉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상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보상금 지급은 2022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는 지난달 5일(현지시간) 1950년부터 70여년간 프랑스 가톨릭 관계자들에 의해 아동 33만 명이 성 학대를 당했으며, 가톨릭 당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체계적인 방법”으로 이를 은폐했다고 보고서를 통해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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