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맛을 알게 해 주신 하나님 (이인순 권사/인천교회)
오늘은 또 어떻게 배고픔을 달래지? 무슨 일을 해야 하루를 살 수 있을까?
6·25 전쟁 이후 먹고 입을 것 없던 시절의 배고픔은 제 몸과 마음을 고달프게 했습니다. 단 하루라도 먹을 것 걱정 없이 살아 보는 것이 소원일 정도였습니다.
당시 17살이었던 제가 동네 아주머니를 따라간 곳은 이만제단이었습니다. 예배실 양쪽에는 결핵에 걸려 들것에 실려 온 사람, 벙어리, 앉은뱅이 등 병자들이 줄지어 있고 그 사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러 모여왔습니다. 제 옆에는 아이들을 줄줄이 데리고 온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한 끼도 못 먹은 얼굴이었습니다. 등에 업혀있던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어 대자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젖을 주었지만 울음을 그치기는커녕 배고픔에 더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온 사방에 있던 아이들도 울기 시작해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배를 인도하시기 위해 단상에 서셨습니다. 그런데 열흘 동안 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입맛을 다시며 ‘쩝쩝’ 젖을 빠는 시늉뿐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단상을 치시는데 불덩어리가 병자들 쪽으로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두 일어나라’ 하시는 말씀에 병자들은 일어나 걷고 벙어리는 말을 하는 등 듣기만 했던 하나님의 기사이적을 직접 볼 수 있어 놀라웠지만 저에게는 특별한 체험 없이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왔었습니다.
다시 집으로 가서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려는데 갑자기 배가 고파서 어떻게 할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때 아! 열흘 동안 예배드린 그 시간이 저의 최고의 근심 걱정이었던 배고픔을 잊어버리게 해준 시간임을 그때야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배고파 울던 그 아이도 저처럼 은혜의 만나를 먹어서 배고픔 없이 조용했나 봅니다.
‘피난처인 하나님에게 온 것은 행복한 거야, 귀한 가치가 있는 것을 너희가 알라.’ 하신 말씀처럼 그 당시 세상의 불행과 고통에 시달려 고달프기만 했던 인생에게 가슴 속 깊이 평온함을 가져 행복이라는 맛을 알게 해 주신 하나님의 귀한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인순 권사 / 인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