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쁘고 좋은데 왜 그냥 가세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고 싶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옆집 언니가 교회에 가자고 해서 몇 번 따라갔다가 아버지한테 야단을 듣고 안 다니고 있는데, 친구가 양구전도관에 가자고 해서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봄, 춘천전도관에 부흥회가 있다고 전도사님이 가자고 하셔서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춘천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북을 치면서 찬송을 하는데 정말 신이 났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온 세상 전하세~, 갈 길을 밝히 보이시니~, 나의 기쁨 나의 소망이 되시며~” 찬송을 부르는데 참 은혜스러웠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안찰을 받으라고 하셔서 안찰을 받는데 다음에 일곱명을 전도하면 또 안찰을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안찰을 받고 나자 입에서 찬송이 저절로 나오고 속에서부터 기쁨이 차오르는데 그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서 춘천제단을 그냥 막 뛰어다녔습니다.
그런데 안찰을 받겠다고 줄을 서 있던 아저씨가 슬그머니 줄에서 빠지는 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앞에서 안찰을 받으며 소리를 치니까 겁이 난 것 같았습니다. ‘안찰을 받으면 이렇게 기쁘고 즐거운데 왜 그냥 가시냐’며 아저씨를 끌고 와 안찰을 받게 했습니다.
기쁘고 좋아서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도 찬송이 떠나지 않았습니니다. 양구에 도착하니 밤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약 3㎞를 걸어가야 우리 집인데 오르막을 뛰어 올라가는데도 숨도 안차고 가볍고 둥둥 떠서 가는 것 같았습니다. 밤길에 무서움도 없고, 웬 바람이 나를 감싸고 돌면서 바람이 스칠 때마다 향취가 진동을 했습니다.
그후 일곱명을 전도하겠다고, 만나는 사람마다 전도관에 가자고 전도를 했습니다. 양구엔 군인들이 많았는데 학교 오가며 군인들을 만나면 막 뛰어가서 “일요일엔 우리 전도관에 가자”고 말했더니 아저씨 일곱명이 그러겠다고 했고, 일요일이 되어 아침 일찍 나서서 부대를 찾아가 군인들 일곱명과 함께 제단으로 갔습니다. 그때 나이가 14살인데, 어린 나를 따라 장정 일곱명이 제단으로 들어오니 전도사님이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그후 옆집에 살던 언니도 전도관으로 전도했고, 춘천에서 또 집회를 하실 때는 일곱명을 전도해서 안찰을 받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때론 어려움이 닥칠 때, 처음 안찰 받을 때 기뻤던 일들과 그날 집회에서 불렀던 찬송을 하면서 열네살 어린 저에게도 큰 은혜를 주셨던 일을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부족한 저를 붙들어주시고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강순분 권사/ 덕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