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시절’의 용기와 열정으로 (배영희 권사/시흥교회)

배영희 권사 / 시흥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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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1956년 대전여고 2학년 말 때 일입니다. 평소 성경에 의문이 많았던 저는 ‘믿음의 조상이라 칭송받는 아브라함, 롯 등이 첩을 얻어 살면서도 왜 선지자라 일컬으며 존경받는 인물인가’ 하는 풀리지 않는 궁금증으로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니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도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한 저는 당시 학교 담임선생님이 고등부 담당 장로님으로 계시는 장로교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저에게 전도관에 한번 가보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친구의 간절한 권유에 전도관에 다녀온 저는 대전전도관 부흥회에 맞춰 담임선생님께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전도관에 제가 한 번 다녀왔었는데 몇일날 부흥회를 연다고 하니까 선생님도 같이 한번 가봐요.” 부흥회에 참석하신 선생님은 어떤 깨달음을 얻으셨는지 그날부터 전도관에만 나가셨습니다. 선생님이 전도관으로 나오시자 친구들도 장로교에서 하나, 둘 전도관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모인 친구들과 저는 대전 시내를 북을 치며 전도를 하러 다녔습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성경토론을 하기도 했고, 가족부터 전도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족들을 전도해 온 가족이 대전전도관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이었고 늘 기쁨이 넘쳤습니다.

그러던 어느 설교시간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의문을 품었던 성경의 인물에 관해 하나님께서 그들이 지은 죄에 대해 딱 지적을 하시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순간 무릎을 탁 쳤습니다. 모든 궁금증이 풀린 것입니다.

그 뒤 저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집회가 있는 날이면 철길을 따라 집회가 열리는 장소를 친구들과 찬송을 부르며 찾아가곤 했습니다. 은혜 받으러 간다는 생각에 친구들은 힘든 줄 몰랐고 저 또한 즐거웠던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 때의 용기는 어디로 갔는지… 그 때의 용기만 있다면, 그 때의 열정만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어느새 세상과 타협하며 살면서 끌려 다니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이 너무 안타깝고 죄송하기만 합니다.

이제라도 다시 힘을 내봅니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무슨 일이든 앞장서서 솔선수범했던 열정을 가진 여학생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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