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냉이’ (나은실 학생관장/안성교회)

나은실 학생관장 / 안성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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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올해 안성에 발령을 받고 따뜻한 봄이 왔을 때의 일입니다. 지나가는 말로 향긋한 냉이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한 학생이 집에서 기른 냉이를 가져왔다며 불쑥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관장님 드세요.” 라며 수줍게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그 학생한테는 ‘냉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 학생은 새로 온 저에게 다른 학생들에 비해 경계를 많이 하였습니다. 원래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은 성격이라 친해지기가 어려운 편이었는데, 그 학생이 내민 냉이는 저에게 맛으로 따질 수 없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마음도 예쁘고 전도도 열심히 하려고 애쓰던 그 학생이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교회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교회에 오는 횟수도 줄더니 드디어 주일예배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알고 싶어 찾아가고 연락도 해보았지만 만나는 것은 물론 연락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학생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왔습니다. 그동안 죄송했다면서 교회에 오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자메세지를 보자 그 학생이 지금 당장 교회에 오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간의 있었던 안 좋은 생각, 걱정 등 모든 일들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고 너무 기쁜 나머지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바로 답문을 보내 맛있는 저녁을 사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아이가 하나님께 닫았던 마음을 열고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려는 것 같아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작은 변화에 감동하는 내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뉘우치고 새롭게 마음을 가지는 것을 기뻐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는 못해’ 라는 마음을 가지고 미리 포기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것을, 이제는 일을 하기 전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렇게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시고 원하는 방향대로 일을 이루어주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뜻을 돌이켜 하나님께로 향할 때 기뻐해주시는 하나님. 깨달은 대로 행하며 하나님께 감사함을 늘 가지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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