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난로 (강희봉학생관장/동인천교회)
강희봉학생관장 / 동인천교회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겨울 동안 쓰던 전기난로를 손질해서 들여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로를 손질하는 동안 학창시절, 학교 교실 안을 훈훈하게 데워주던 따뜻한 난로가 생각났습니다.
아이들은 겨울이면 따뜻한 난로 주변에 모여들어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난로 주변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난로 주변을 서로 차지하려고 아이들끼리 경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차가운 난로에는 아이들이 모여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외면당하며 교실 한 가운데 자리만 차지하는 초라한 고철 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청운의 뜻을 품고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해 보겠노라고 다짐하고 교역자의 길에 들어선지 몇 해가 지난 지금, 문득 저는 따뜻한 난로와 같이 가슴에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 가득 차서 하나님 일을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차가운 난로처럼 냉랭하고 차가운 마음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진정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언제나 즐겁고 기쁜 마음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제게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지 못하여 언제나 무겁고 어두운 마음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들에게 한없는 사랑과 뜨거움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은혜와 사랑을 받은 저희들은 그것을 간직하지 못하고 언제부터인가 그 뜨거움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넘치는 은혜와 사랑이 머리 위에 있는데도 그 은혜를 저희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 저희들은 항상 ‘차가운 난로’가 되고 만 것이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간직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차가운 제 마음이 다시 뜨거워지도록 할 것입니다.
제 마음이 뜨거워져서 그 뜨거움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지고 그들의 뜨거운 마음들이 모여서 더 큰 뜨거움을 이루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