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에 옷이 젖다 (윤보라, 여청/의정부 교회)

윤보라(여청) / 의정부 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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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단짝 친구의 전도로 천부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저는 저와는 정반대로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인 그 친구와 함께 교회에 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처음에는 기쁜 마음에 교회를 나왔었는데 고3이 되자 하나님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에서 유년 주일학교 반을 맡게 되면서 아는 것이 없지만 친구와 함께 반사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맡은 반에는 욕심이 많고, 양보심도 없고, 고집이 무척 센 아이가 있었습니다. 교회만 오면 어린 동생들과 말다툼해서 삐지기가 일쑤고, 예배시간에 말씀 퀴즈 맞출 때 안 시켜주면 입이 나와서 투덜거리며, 불평이 끊이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매번 타일러도 고쳐지질 않았고, 그 아이를 위해 기도를 해도 제 기도가 부족한 탓인지 좀처럼 바뀌지가 않았습니다. 일년을 참기로 하고 계속 지켜보며 잘못한 행동을 할 때마다 바로 잡아주면서 그 아이와 실랑이를 했습니다. 그러나 일년 가까이 되도 변하지 않고 아이의 똑같은 모습에 ‘포기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그 아이를 제 마음에서 놓아버리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져 가는 아이의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회 와서 말다툼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말씀 퀴즈 맞추기를 시켜주지 않아도 삐지질 않았습니다. 일요일 맑은 날엔 같은 동네 사는 동생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스스로 교회에 오는 모습을 보면서 ‘쉽게 포기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성품이 바뀌는 것은 어렵지만 아이에게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예배에 나오게 하면 가랑비에 옷이 젖듯, 하나님의 은혜로 변화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들어 아이들의 행동에 관심이 많아졌고, 행동을 유심히 보게 됩니다. 그리고 아직은 서툴지만 반사로서 조금씩 아이들을 이해하고 알아가고 있습니다.

직장생활로 평일엔 아이들을 만날 수 없어 토요일 일찍 일을 마치고 교회에 와서 반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내주며 일요일에 하는 프로그램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학교 근처 놀이터에 가서 아이들을 만납니다. 직장 일로 힘들어 지칠 때가 많지만 반사 일을 하니 기도를 더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통해 저도 조금씩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 더 열심을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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