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재미 (박한윤 전직 관장/샌프란시스코 교회)
박한윤 전직 관장(샌프란시스코 교회)수십년간 쉬다가 제단에 다시 나오기 시작한지도 만 3년이 지났다.
요즘 나는 딸아이 한테서 예상치 못한 질문을 자주 받곤한다. “아버지 얼굴에 메이크업 하셨어요?”하는 것인데 나는 “아버지가 메이크업 할 일이 어디있겠느냐”라고 대답하지만 내심 기분이 나쁘진 않다. 은혜가 끊어진 세월동안 얼굴이 검붉은 빛을 띠다가 다시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여 은혜를 받으니 얼굴이 피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서이다. 이번 성신사모일에 와서도 여러사람에게서 같은 질문을 받고 기분이 삼삼했다.
그런데 정작 재미있는것은 얼굴색의 변화가 아니라 요즘 샌프란시스코의 내 조그만 가게에서 돈버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사연인즉 이러하다.
하나님을 멀리 떠나있을 때는 내 생활에 아무런 낙이 없었고 무엇을 해도 기쁨이 있을리가 없었다. 그저 TV나 보며 365일 가게를 우두커니 지키면서 먹고 자고 하며 육신이 살아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얼굴은 시무룩해서 누가 말을 걸어와도 귀찮았고 간혹 비위에 맞지 않으면 혈기가 솟아 큰소리가 나가곤 하니 어떤 손님이 좋다고 하였겠는가?
그러나 2003년 2월 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그리운 기장신앙촌을 찾아 성신사모일 예배를 드린 후 나의 생활은 차츰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멀리 떠난 나에게 다시 은혜의 줄을 연결지어 주셨고 언젠가 모르게 내마음속에는 기쁨이 자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굳어졌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올랐고 그 미소는 곧바로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옮아갔다. “하이, 스미스씨 오늘은 어떻습니까?”, “굳모닝 클라라양, 얼굴이 좋아 보입니다”하며 나는 손님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사를 건네게 됐다. 그리고 내 조그만 가게를 찾는 백인들, 흑인들과 동양인 손님들은 내 인사에 반갑게 화답한다.
이러다보니 다른 가게보다 내 가게에는 자연스럽게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고 그것은 매출의 증가로 이어졌다. 나는 얼마 전 월평균 수입이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 것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나를 버리지 않고 다시 불러주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때문인 것을 깨닫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